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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전북지선 입체 분석] ⑯ '스펙' 보며 단체장 '깜'이라고?…"민심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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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전북지선 입체 분석] ⑯ '스펙' 보며 단체장 '깜'이라고?…"민심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도민들은 후보의 정책과 인물, 도덕성 엄격히 검증한다"

올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적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전북도지사 깜' 논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간 차기 전북도지사 경쟁이 과열로 치달았던 지난 5월 중에 돌발한 '깜 논쟁'은 구체적인 학력과 경력 비교 그래프까지 SNS에 등장해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고시 3관왕(김관영)과 운동권 출신의 지방대 졸업(이원택)이란 서로 다른 이력이 논쟁을 점화했고 개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다 지지자들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풍경도 연출됐다.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의 단체장 후보들이 지지자들에게 엎드려 호소하고 있다. ⓒ

두 후보를 놓고 "깜이 된다. 안 된다"는 말들이 부딪힌 선거는 정책과 인물로 경쟁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구호를 더욱 무색하게 만들었다.

단체장 선거를 놓고 간혹 벌어지는 '깜 전쟁'의 '깜'은 '감(堪)'의 구어적 표현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후보가 단체장을 할 만한 사람인가"라거나 "단체장의 자격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자질 논쟁이라 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보면 단순 비교를 통해 상대를 폄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체장 깜' 논쟁은 4년 전인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제기된 정치적 쟁점 중 하나였다.

당시 민주당 소속의 송하진 현직 도지사는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바탕으로 3선 도전에 나섰고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후보를 크게 앞섰다.

'경선이 곧 본선'인 전북에서 판이 크게 흔들리는 변수가 등장했다. 민주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절대우위의 송하진 지사가 컷오프(경선배제)되면서 전북 정치권이 크게 흔들렸다.

느닷없이 대마가 빠진 바둑판처럼 하루아침에 경선 경쟁은 재편됐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 일각과 지지자들 사이에 특정 후보를 두고 "도지사 깜이 아니다"라거나 "도지사 깜이다"라는 표현을 불쑥 튀어나왔다.

흐름을 뒤바꾸는 변수는 되지 않았지만 단체장 '깜' 논쟁은 한동안 회자했다.

단체장 연고나 스펙 논쟁은 자칫 유권자의 시각과 판단의 틀을 좁힐 수 있다. 단순한 비교 자체가 전북정치를 퇴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대를 나왔으니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라거나 "서울에서 오래 활동했으니 지역 현실을 잘 모를 것이다"라는 프레임이 대중 속을 파고든다면 '정책과 인물' 논쟁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속칭 '깜 논쟁'이 단순히 학벌이나 경력을 비교하며 우위를 재는 형식이라면 절대 맞지 않는다"며 "지역을 이끌 실력과 자격을 갖췄는가? 행정 경험이나 정치적 추진력은 있는가? 등등 능력과 자질 논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의 J씨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종 학력은 상고 졸업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소년공 출신'이었고 일하면서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이수했다"며 "단순 학벌 비교 등은 현시대와 동떨어진 선거 접근 방법이자 배척해야 할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면서 '스펙'만 본다면 이중성의 자기모순"이라며 "유권자들은 이제 정치인 이상의 혜안을 갖고 있다. 기득권층 논리에 말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 녹아 있는 민심도 속칭 '깜 논쟁'에 대해선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북지역 일간지인 <전라일보>가 (주)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북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동안 '전북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나선 결과 '후보 선택 기준'과 관련해 '인물과 능력'(32.9%), '정책과 공약'(28.5%), '도덕성과 청렴성'(2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출신 지역 등 연고'라고 응답한 비율은 1.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고'라고 답변한 사람은 세대나 지지정당, 직업 등을 떠나 전체적으로 1~3% 수준에 머물러 지방선거의 인물 선택에는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12.4%였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정치서비스의 소비자인 전북도민들은 이제 단순 비교의 단체장 '깜'이 아닌 인물과 능력과 정책과 도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며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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