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한 목사가 설교 중에 “요즘 사람들이 기도를 하는데 의미 없이 공염불만 하고 있다”고 하였다. 공염불이란 ‘겉으로는 거창한 말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 실천이나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경우’, ‘실천할 생각이나 능력이 없이 떠들어 대는 주장이나 선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염불을 신신이 없이 입으로만 욈’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생활 속에 하도 오래도록 사용해 온 말이라 목사가 설교할 때 삽입해도 이상하지 않은 우리말이 되었다.
이렇게 우리말 속에는 불교 용어가 상당히 많이 자리잡고 있다. 찰나(刹那 : 어떤 현상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라든가, 아수라장(阿修羅+場 : 싸움이나 그 밖의 여러 일로 아주 시끄럽고 혼란한 장소나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원래는 불교에서 아수라왕과 제석천이 싸운 장소를 이름) 등과 같이 다양하게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의미가 바뀐 것도 있고,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것도 있다. 오늘은 불교 용어였던 공염불과 관념에 대해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공염불(空念佛)’은 글자 그대로 ‘헛되이 외는 염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의미 없이 중얼거릴 때가 많다. 입으로만 중얼거리고 진정성이란 눈꼽만큼도 없이 습관적으로 외는 경우도 있다. 절에 오래 다니던 보살이 기독교로 개종해서 기도를 한다고 하면서 한참을 “하나님 아버지!” 하고 부르짖더니 어느 순간부터 “나무 관세음보살!”이라고 하고 있더라는 말이 있다. 습관적으로 ‘관세음보살’을 입에 달고 다녀서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에도 무심결에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염불(念佛)이란 불교에서 ‘(사람이)부처의 모습과 공덕을 생각하면서 관세음보살이나 나무아미타불과 같은 부처의 이름을 외다’라는 말이다. 때로는 ‘(승려가)불경을 외다’의 뜻으로 쓰기도 한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후보들이 공약(公約)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그런데 당선되고 나면 공약(空約)으로 바뀐다. 그러면 사람들은 “저 친구 또 공염불이었네”라고 하면서 잘못 뽑았다고 후회를 한다. 공염불의 예문을 보자.
개헌 논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공염불에 불과한 선거 공약은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
불심도 없이 절에 다니는 태순이는 공염불하는 것도 이제 지겨워졌다.
와 같이 쓴다.
다음으로 우리가 흔히 많이 쓰는 말 중에 ‘관념(觀念)’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것도 또한 불교에서 유래한 말이다. 사전적 정의로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한 견해나 생각’을 말한다. 여기서 확장되어 ‘인간의 마음에 나타나는 표상이나 상념’이라는 개념도 들어 있다. 즉 관념은 추상적이거나 공상적인 표상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관념이라는 말은 범어를 한자어로 번역한 것으로 ‘기억하다, 상을 떠올리다’라는 의미가 있다. ‘볼 관(觀) + 생각 념(念)’ 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때, ‘생각을 본다’, ‘생각을 떠올리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마음에 생각이 떠오른다’이다. 불교에서 관념은 ‘대상에 마음을 집중시키고 그 모습을 생각하여 그리는 것’이다. 즉 부처나 서방정토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에 생각하고 그려 염(念)하는 것을 관상(觀想)이라고 한 것과 같이 관념도 그와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관불삼매해경觀不三昧海經>에 의하면 ‘32상 등 불신(佛身)의 구체적인 특징을 관상하는 것을 관념염불(觀念念佛)’이라고 한다. 염불이란 본래 마음에 부처를 생각하는(念) 것을 말하는데, 관념염불이란 ‘부처를 중심으로 한 염불’을 이른다. 이러한 관념(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오늘날 철학적인 용어(일상어 포함)가 되어 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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