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신청을 했다가 컷오프(배제)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결국 최종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 부의장은 다만 지방선거 도전과는 별개로, 현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사실상 공개 투쟁을 선언했다. 장 대표의 사퇴를 에둘러 촉구하기도 했다.
주 부의장은 23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제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더 이어질수록 선거를 살리기보다는 오히려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그는 이유를 설명했다.
독실한 불자인 그는 '난인능인 보살행(難忍能忍菩薩行. 참기 어려운 것을 능히 참는 것이 보살행이라는 뜻)'이라는 법어를 인용하며 "당의 행태를 보면 만정이 떨어지지만 인간이 스스로 가져야 하는 신의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저는 먹던 물에 침을 뱉지 않겠다. 오래 저를 돕고 함께한 당원들과 척을 지고 싸우는 선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서울고등법원은 주 부의장이 낸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를 기각했다. 주 부의장은 "법원은 '당헌당규를 현저히 위반했다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현저히 잃은 심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저는 법원의 이 결정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법원이 '정당의 자율성 존중'과 '정당 내부 문제'라는 말 뒤로 비겁하게 숨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해서 어처구니없는 이번 공천 절차가 결코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당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그는 "여론조사 1, 2위를 잘라내고 나니 대구를 버리고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에서 노후를 보낸다던 김부겸 후보까지 뒤늦게 '이 정도면 대구시장 선거를 해볼 만하다'고 뛰어들게 만든 것"이라며 "이길 가능성이 큰 후보는 도려내고, 지도부 입맛에 맞는 경쟁력 없는 후보들로 판을 채워놓고서 시민들에게 '승복하라'고 하는 것은 무도하고 반헌법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설명되지 않은 이유로 컷오프됐다. 이 문제를 제 개인의 억울함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선거 때만 되면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낙하산을 떨어뜨리고, 민심과 동떨어진 계산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밀어내고, 나중에는 '당을 위해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방식, 그 낡은 공천 농단"은 국민의힘에 있어서 일종의 구조적 문제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보수의 선거 대참패는 그 원인이 상당 부분 공천 파행에 있었고, 그것이 결국 우리 당 출신 대통령들의 탄핵으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공천에 관여한 사람들이 책임지는 일은 전혀 없었고 그저 사라졌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이런 맥락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는 포기하겠지만 "앞으로 국민의힘의 잘못된 정치, 패륜 정치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불출마는 "제 문제가 앞에 서는 순간 공천의 잘못과 본선의 위기라는 본질이 다시 흐려질 수밖에 없고, 그런 상황까지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봤"기 때문일 뿐, "이번 대구시장 공천에서 드러난 잘못도 그냥 덮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제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고, 앞으로는 당의 공천 구조를 바로잡고 보수를 세우는 일에 더 무겁게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공천권을 쥔 사람들이 당을 자기 사람 챙기는 도구로 쓰고 민심보다 계산을 앞세우는 잘못된 구조", "공천권을 몇 사람이 움켜쥐고 자기 사람은 살리고 불편한 사람을 잘라내는 정치, 당원과 시민이 고를 후보를 지도부가 먼저 골라서 내리꽂는 정치, 여론이 가리키는 경쟁력보다 자기들 계산을 앞세우는 정치와는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장 대표를 직접 거명하며 "덕미이위존 지소이모대 무화자선의(德微而位尊 智小而謀大 無禍者鮮矣). '인격은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없는데 꿈이 크면 화를 입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고 동양 고전을 인용하며 "제발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사실상 거취 결단까지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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