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도급 활용을 막기 위해 관련 원칙을 새로 세우는 작업에 나섰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도급(2차 도급) 계약을 금지하고, 도급계약 기간을 2년 이상 보장하게 해 '쪼개기 계약'을 방지한다는 내용이다. 도급 노동자의 임금 수준 개선을 위해 일반 용역의 낙찰하한율 인상 등도 추진한다.
노동계는 오랜만에 나온 정부 차원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발표를 환영한다면서도, 상시·지속업무 직접고용 등 보다 근본적인 개선 방안은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도급 외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포괄한 종합적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안전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도급액이 감소해 도급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되는 문제를 해소하려는 취지에서다.
다만 신기술·전문성 활용, 일시적 업무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다. 이 경우 원도급사는 하도급 사전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하도급 필요성, 동일·유사 업무 여부, 하도급 예정가격·기간 적정성 등을 심사하고, 발주기관에 결과를 통보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급 노동자 고용안정 강화 방안도 세웠다. 공공부문 원도급사는 일시적 사업, 2년 이내 사업 완료 예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 이상 기간의 도급계약을 맺어야 한다. 도급 노동자의 근로계약 기간을 사업 수행에 필요한 전체기간에 맞추고, 원도급사가 도급업체를 바꿀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서에 고용승계를 명시하게 하는 내용도 있다.
도급 노동자의 적정임금 보장을 위해서는 일반용역의 최저 낙찰하한율을 상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5월부터 낙찰하한율을 시중노임단가의 87.995%에서 89.995%로 올린다. 임금 지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무비를 용역계약 산출내역서에 따로 담게 하고, 전용계좌를 통한 노무비 지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인력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을 총인건비 인상률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세 임금항목의 인상을 통해 정부가 매년 정하는 공공부문 총인건비 인상률에 묶이지 않는 처우 개선이 가능해진다.
노동부는 이번 방안을 환영하면서도 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논평에서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현장의 핵심 과제를 일정 부분 반영한 전향적 조치로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일부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부분적 보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급사의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 노무도급은 직접 고용원칙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규직 전환 인력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일부 임금항목의 총인건비 인상률 산정 제외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이날 성명에서 "수년 만에 정부 차원의 비정규직 대책이 마련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대책의 공백에 아쉬움은 크다. 부문별 대책을 넘어서는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시·지속업무 직접고용 원칙 수립 △도급 외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도급 개선방안에도 △국가계약 낙찰하한률 폐지 △도급업체 변경 시 단체협약·연차 승계 등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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