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선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역전에 재역전의 롤러코스터 판세를 표현하는 이면에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의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난 선거라는 비판이었다.
4자 대결로 시작해 양자 싸움으로 마무리된 이번 본경선은 일당 독주의 구도 속에서 공천장만 쥐면 그만이라는 과열경쟁이 극에 달했다.
초반에 김관영 도정을 향해 안호영·이원택 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견제구를 날릴 때만 해도 전북지사 경선은 건강하게 경쟁하는 모습이었다.
정헌율 시장이 안호영 의원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3자 구도로 좁혀지며 과열로 치달았고 이 과정에서 각종 의혹과 논란을 양산하며 당내 갈등을 깊게 했다.
막판까지 이원택 의원의 식비 대납 의혹이 본경선을 뒤흔들었고 안호영·이원택 지지층은 사활을 건 전면전에 돌입하다시피 했다.
경선이 곧 당선인 전북 특유의 정치구조가 빚어낸 과도한 내부경쟁의 폐해가 여과 없이 노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을 통해 전북 정치가 세 토막으로 쪼개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 텃밭의 전형적인 조직선거 폐해도 드러났다.
권리당원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승자를 뽑는 민주당 본경선은 결과적으로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는 선거로 수렴한다.
누가 더 많은 권리당원을 손에 쥐고 있느냐는 당원 50% 투표뿐만 아니라 여론 50%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이다.
3명의 경선 후보 중에서 2명의 후보가 지역 청년과의 간담회 행사에서 논란이 됐는데 이 또한 청년조직을 끌어당기려는 조급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선거를 앞두고 업종별로 후보를 초청해 현안을 설명하는 일은 흔하고 초청받은 후보는 안 갈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리비 의혹이나 식비 대납 의혹은 '뭉텅이표'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지역정치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앞에서 정책과 인물 선거를 말하면서 뒤로 조직을 강조한다면 제2, 제3의 의혹이 불거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상식과 원칙에 기반해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며 "공천자를 결정하는 본경선이 정책이나 비전보다 '과열과 조직' 대결로 치닫는다면 전북정치는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의 한 정치인(54)은 "승자독식의 정치판에서 '전북은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심리가 화석처럼 굳어 있다"며 "승자의 득을 보려는 일부 세력이 공천 기여도 과시를 위해 죽기살기로 아귀다툼을 벌이는 풍토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전북 정치권에서는 "경쟁이 내부싸움에 집중하면 전북정치의 질은 하향평준화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본경선의 과열경쟁과 조직선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하는 등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정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골탈태해야 할 때"라는 말이 나온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