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동맹국에 손벌리곤 허세부리는 트럼프 "누구 도움도 필요 없어…우리가 세계 최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동맹국에 손벌리곤 허세부리는 트럼프 "누구 도움도 필요 없어…우리가 세계 최강"

유가 급등 비난 화살 피하기 위한 동맹국·언론 탓하기…이란은 "종이호랑이" 평가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라고 압박하면서도 이란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다는 모순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 오찬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는 매우 적극적이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며 "일부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40년 넘게 수백억 달러를 들여 보호해 온 한두 나라가 참여를 거부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은 채 "많은 국가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항공모함 2척을 해당 지역에 파견하는 데 주저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는 진심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영국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국도 참여하겠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나토와 함께 수년간 이 지역 국가들을 보호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스타머 총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모든 동맹국과 함께 페르시아만 항행의 자유를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시장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유조선 호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그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통화를 가졌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반응이 10점 만점에 8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프랑스니까 완벽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라며 "프랑스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다. 결과는 알려주겠다"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파견에 소극적인 나토 국가들의 모습이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 그들은 우리 곁에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의심을 확증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항상 그것이 나토의 약점이라고 생각해 왔다.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들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동맹국들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비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강요하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라고 말해 앞뒤가 맞지 않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 중 자신의 제안에 참여하려는 국가들이 있지만 이들이 공개를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란의) 표적이 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표적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다.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주 전에는 종이호랑이가 아니었다. 지금은 종이호랑이일 뿐"이라며 이란의 군사력이 별로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 오찬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압박 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95%, 중국은 약 90%, 한국은 약 35%를 이 해협을 통해 (원유를)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의 숫자를 또 다시 잘못 이야기하면서 미국이 이들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군을 파견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 늘 문제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에 4만5000명, 한국에도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독일에는 4만5000~5만명의 병력이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나라를 방어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동맹국을 보호해 왔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늘 문제였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은 2만 8500명 수준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중국과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에 베이징 방문을 "한 달 정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대화 중이다. 만나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도 적잖은 파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6일 미국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연기는 이란과 전쟁 때문이 아니라면서, 실제 방중이 연기되더라도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파리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와 새로운 무역 협상 회담을 진행하던 중 "만약 어떤 이유로든 회담 일정이 변경된다면, 그것은 물류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압박은 급등하는 미국 내 유가가 급등하자 이를 외부 탓으로 돌리기 위한 전형적인 책임 전가 행태로 보여진다. <AP> 통신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중간선거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발생한 일"이라고 해석했다.

유가 급등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에 책임을 돌리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통신은 휘발유 가격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참모들이 이야기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조언이 필요없다. 이미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면서 "결국 (그가) 자신의 직감에 의존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는 또 언론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언론이 "실제로는 심각한 위기가 아닌데도 위기로 키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세계는 더 안전해지고 석유 공급도 원활해질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답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