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발전 전략을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수도권 1극 체제를 넘어 ‘5극 3특 체제’로 국가 공간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선언으로, 지방에 대한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국가 재도약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과감하고 두터운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은 전북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국정 기조에 비춰볼 때, 전북이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주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충분한 정책적 법적 당위성을 갖는다.
해양수산부가 해양도시 부산으로 이전한 것처럼, 대한민국 최대 농도(農道)로 전통을 이어온 전북 전주로 농림축산식품부를 이전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 측면에서도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농정은 무엇보다 현장성이 핵심이다. 농업·축산 정책이 중앙의 책상 위에서 설계될 때와 실제 농촌 현장에서 체감될 때의 간극은 구조적으로 존재해왔다. 전북에는 농촌진흥청,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를 비롯해 14개 농업·축산 관련 국가기관과 한국식품연구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그린바이오 산업 등의 기반이 집적돼 있다.
이는 농림부가 현장과 직접 호흡하며 정책을 기획·집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더구나 전북은 농생명산업의 중심이자 중간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이상기후로 빠르게 아열대화하는 기상 환경까지 반영한 선도적 농정 실험이 가능한 지역이다.
농림부 이전은 전북이 지향하는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완성의 핵심 열쇠다. 단순한 부처 이전을 넘어, 그린바이오 기능을 통합한 ‘농생명바이오부’로 확대 개편해 이전한다면 농업·식품·바이오 산업을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체계화할 수 있다.
이는 농생명에 특화된 제3금융중심지 조성, 농협 등 농생명 금융기관 집적화와도 전략적으로 맞물린다.
해양수산부가 이전한 부산은 해양에 특화된 금융중심지를 지향하고 있다. 전북은 태양광, 농어촌 공유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마을자치연금제를 시행하는 만큼 농림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성공에도 나침판이 될 수 있다.
입지 여건 또한 경쟁력이 뚜렷하다. 전북은 지정학적으로 중부권과 남부권의 교차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열대화 등 이상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농생명산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이상기후는 기존 농정 패러다임을 넘어 농생명산업 전반의 프레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와 1시간 내 연계가 가능해 정부 부처 간 협업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세종에 과도하게 집중된 행정 기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중부권 행정수도와 남부권 해양수도를 잇는 국가 균형 발전의 전략 축을 강화할 수 있다.
현재 농림부 이전 논의는 공식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 주도 성장’ 선언은 전북에 분명한 각성과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공론화 초기 단계에서 소통창구인 소통24에는 2025년 7월 7일 “농림축산식품부를 전북으로 유치하자!”는 제안이 제시됐다.
정치권에서도 2024년 총선 전에 일부 예비후보가 농림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북도의회 서난이 의원은 2025년 8월 1일 방송 대담에서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완성의 핵심은 농림부 전주 이전”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전북은 최근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 실패와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의 패소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적 의제를 선제적으로 설정하고 농림부 이전과 같은 전략적 사안에 용기있게 도전해야 한다.
전북도가 새해 사자성어로 내건 여민유지(與民由之) 역시 그 뜻을 함께 한다. 요컨대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주 이전은 전북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지방 주도 성장’ 비전을 실천으로 옮기는 상징적 정책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청와대와 중앙정부, 정치권과 국회, 지방정부가 함께 결단하고 실행에 나서는 일이다. 정책의 방향은 이미 분명하다. 남은 것은 실행의 시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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