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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공직사회 내부의 '아전근성'…무책임과 부패의 먹이사슬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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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공직사회 내부의 '아전근성'…무책임과 부패의 먹이사슬 '악순환'

[이춘구 칼럼]

2025년 한 해를 보내며 전북 발전을 돌이켜보면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 많다.

전북은 왜 결정적인 순간마다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가? 그 근본 원인은 일부 선출직들을 잘못 뽑아 그릇된 길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북은 발전의 중요한 순간마다 소집단이기주의에 휘말려 시대적 조류에 앞서가지 못하고 낙후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부안 방폐장 이전과 새만금 관할권 분쟁 등 국가전략 결정에서의 지역이기주의, 완주·전주 통합 실패 등 주민투표·공론화 실패, 그리고 선출직들의 책임회피 등이 전북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에 대해 아전근성 때문에 지역발전의 호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북의 '아전근성'은 조선시대 지방 행정관인 아전(衙前)의 부패와 권위주의적 태도,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지역 특유의 폐쇄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아전근성은 사익을 우선하며 기득권을 보존하는 경향, 무책임한 의사결정, 공론을 가장한 동원 정치 등을 핵심으로 한다. 공적 정신을 찾기 어렵고, 행정자료를 조작해 주권자인 주민을 기만하기도 한다.

기회주의적 태도가 만연하고, 이로 인해 대세를 그르치게 된다. 위기 상황에서 용기 있게 맞서기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소극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처신을 하게 된다. 오늘날 아전은 부정적 행태를 보이는 일부 공무원뿐 아니라 선출직 대의원 등을 가리킬 것이다.

부패하고 무능한 아전의 기질은 전북 지역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전통적으로 '근성'과 '기질'의 양면성으로 회자되고 있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실학자인 이중환(1690년~1756년)은 『택리지』에서 '전라도는 오로지 교활함을 숭상하여 그른 일에 움직이기 쉽다.'고 했다.

아전근성은 조선 후기 사회 부패의 상징으로 자주 지적됐으며, 동학혁명 등 개혁 요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당대 지배 계층의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평가이며, 오늘날 전북 문제를 기질이나 성정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전북인은 이 같은 부정적 시각을 과감하게 떨쳐야 하는 책임감을 안고 있다.

요컨대, 전북의 기득권 정치는 조선시대 아전의 부패와 권위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된 지역적 특성으로, 사회적 비판과 함께 지역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지역 권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부패와 무능이 공론의 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공직이 부패의 먹이사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지역 지배구조는 공동체의 중추인 도민을 피폐하게 하고, 도민의 비판 정신마저 흐리게 하며, 정치적으로 악순환을 낳고 있기 때문에 그 폐해가 크다.

전북 공직사회에서 아전근성이 팽배한 것은 주권자인 도민이 민주주의를 각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민이 주권 형성의 최고 상층에 자리하며 공복(public servant)인 공직자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다.

오히려 소수 기득권 세력의 추종자가 돼 작은 사적 이익을 누리는 데 머물고 있다. 소수의 정치집단은 권력을 형성하고 기득권 세력으로 변질되면서 주민을 쉽게 조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완주·전주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의 표류가 아닌가? 사태에 책임있는 혹자는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할지 모르겠다. 형식논리를 끌어다 궤변을 늘어놓으며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기득권 유지에 성공했다고 돌아서며 웃는 자들을 심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전북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가? 비판의 대상이 분명한데도 나는 아전이 아니라고 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해서 전북 내부의 기득권 구조가 자동으로 해체되지는 않는다. 공직자들은 소용돌이치는 저 깊은 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

도민은 공천 과정부터 감시하고, 투표를 통해 정치적 책임을 물으며, 언론과 공론의 장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완주군·전주시의회 의결을 통해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

전북의 미래는 더 이상 누가 대신해주기를 기다리는 지역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 책임을 묻는 지역이 될 때 비로소 열릴 것이다.

(※외부 칼럼은 프레시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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