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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공사 현장이 아니라 덫"…유족 절규 속 광주도서관 붕괴 현장 2명은 여전히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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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공사 현장이 아니라 덫"…유족 절규 속 광주도서관 붕괴 현장 2명은 여전히 실종

사고 2일차, 사망자 2명·실종 2명…유족 "볼트 체결 흔적 안보여, 시스템 동바리도 없어"…총체적 안전 부실 의혹 제기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빔이 무너졌으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이건 공사 현장이 아니라 '덫'입니다. 이 덫을 제거해야 합니다."

광주 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 붕괴 참사 이틀째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절규가 얼어붙은 사고 현장을 울렸다. 사망자가 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남은 실종자 2명의 위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사고 현장에서는 설계와 시공 전반에 걸친 총체적 부실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12일 오전 안균재 서부소방서 안전예방과장이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2025.12.12ⓒ프레시안(김보현)

광주소방안전본부는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남은 매몰자 2명의 정확한 위치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CCTV 영상과 동료 작업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위치를 추정하고 있지만 붕괴된 지하 2층 더미 속에 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밤사이 영하의 날씨에 타설된 콘크리트가 얼어붙으면서 구조 작업은 더욱 더뎌지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겹겹이 쌓인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 더미를 일일이 손으로 절단하고 파쇄하며 힘겨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브리핑을 맡은 안균재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지상 1, 2층 콘크리트 구조물과 각종 기자재가 뒤엉켜 있어 상당한 양의 잔해물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두번째 매몰자의 상태를 본 의사가 사고 즉시 사망했을 것이라는 소견과 시간이 경과하고 현장 상황과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12일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현장 앞에서 열린 브리핑장에서 유족 고대성씨(68)가 업체 관계자에게 항의하며 질문하고 있다.2025.12.12ⓒ프레시안(김보현)

이날 브리핑 현장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35년 경력의 철근공 고 고석환씨(70)의 동생들이 직접 나서 참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들 역시 30년 경력의 베테랑 철근공이었다.

동생 고대성씨(68)는 "무너진 상판 단면이 볼트 흔적 없이 매끄럽다. 제대로 체결됐다면 이럴 수 없다"며 볼트 조립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작업자의 추락을 막는 필수 안전장치인 '시스템 동바리(안전 난간 등 가설 구조물)'가 설치되지 않은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시공사 측이 "골조 공사가 끝난 뒤 설치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하자 그는 "사람 다 죽고 나서 무덤에다 시스템 동바리를 설치할 겁니까?"라고 울분을 토하며 "기초 공사 때부터 설치했어야 한다.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붕괴된 구간의 기둥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 하중을 견디기 힘든 구조였을 가능성 등 설계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이번 사고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예고된 인재였음을 시사했다.

소방당국과 광주시는 날이 밝으면서 안정화작업이 끝나는대로 중장비를 본격 투입해 구조물 해체와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겹겹이 쌓인 잔해와 추가 붕괴 위험 등으로 인해 남은 실종자 2명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인근에 쳐져 있는 폴리스라인과 출입통제 표시.2025.12.12ⓒ프레시안(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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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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