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 무산... 원점 재검토

오영훈 도정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던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이 무산됐다.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성산읍).ⓒ제주도의회

앞서 제주도는 그린수소, 도심항공교통(UAM), 우주산업 등 미래 유망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9년까지 20만㎡ 규모의 스마트그린산업단지과 함께 제주도의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도는 2022년 8월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해 이듬해 12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대 도유지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후보지 부지 중 상당 부분이 생태계 1등급 지역이거나 멸종위기 식물의 서식지로 밝혀졌고, 환경부가 '입지 부적합' 의견을 내면서 제주도는 지난 9월 해당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제주도의회 양홍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5일 열린 제443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검토 부실을 지적했다.

양 의원은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 후보지로 최종 선정된 곳은 곶자왈 지역으로, 인근에 도로가 있다고 해서 접근성이 좋다고 판단한 것은 의문이 있다"며 "최적지로 추천된 지역의 생태·자연도 1등급 기준이 용역완료시점에 7%였으나, 최근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 52.9%로 타나났다. 2년만에 비중이 증가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용역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성산읍)은 기본계획 수립 용역결과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용역보고서에서는 도내 26개 후보지 중 여러 항목을 고려해 3개 후보지를 선정하고, 기술적 타당성, 경제성, 재무적 검토사항을 종합 검토해 구좌읍 김녕리 일대를 최적지역으로 결정했다”며 “그럼에도 용역보고서 본문에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 별첨1에 사업대상지 토지이용규제현황에는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한 생태 경관보전지역 및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을 47.9%로 표기하고 있는데, 최종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데이터에 대한 검토가 충분했는지 의문"이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사업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핵심기준인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비율이 제시되지 않았고, 담당부서 또한 이를 검토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담당부서가 용역결과에 어떤 근거로 해석해서 최종 후보지로 인정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용역결과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후보지를 확정했고, 이후 2년간 행정절차를 진행하다가 결국 올해 9월에 원점 재검토 결정은 내린 것은 예산과 시간의 낭비이자 행정의 신뢰 훼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스마트그린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산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은 과거 드라마 세트장 설치 당시에도 환경훼손 논란이 있었던 곶자왈 지역"이라며 "멸종위기 식물 1등급인 제주고사리삼 서식지로 해당 지역에 환경보전과 관련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연원형 보전이 필요한 지역을 후보지로 정하면서 시간과 예산을 낭비했다"며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신중한 추진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