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학생, 캄보디아서 고문 끝에 사망…외교부, 대사 불러 재발 방지 촉구

캄보디아에서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가 늘어나고 감금·사망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은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이 10일 오후 쿠언 폰러타낙(Khuon Phon Rattanak)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의 취업 사기·감금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 정부의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온라인 스캠 근절을 위한 캄보디아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8월 초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사망과 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였다"고 전했다.

앞서 8월 8일 대학생인 A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이었다. A씨는 7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한다며 길을 나섰다가 현지에서 감금당해 고문 끝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스캠센터 근절을 위해 강도 높은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취하고, 우리 국민 피해 예방 및 피해 발생시 신속한 대응 등을 위해 코리안데스크 설치 등 양국 경찰당국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쿠언 대사는 한국 정부의 우려와 입장을 이해하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도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 취업사기·감금 피해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시간 10일 21시 부로 기존 2단계(여행자제) 발령 지역인 수도 프놈펜에 대한 여행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 조정하며, 기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의 경우 여행경보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 방문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들께서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기 바라며, 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캄폿주의 보코산 일대는 이미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돼 있는 상황이다.

한편 A씨의 시신은 부검 등의 절차로 인해 이달 중에 한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연간 10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