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모디, 중국서 푸틴과 보란 듯 포옹…시진핑 "글로벌사우스 결집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모디, 중국서 푸틴과 보란 듯 포옹…시진핑 "글로벌사우스 결집을"

시진핑,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연설서 "패권 반대" 에둘러 미 비판…전문가 "분열됐던 회원국들 반트럼프 기치로 연합"

러시아, 이란 등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가 정상들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에 모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며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결집"을 촉구했다.

최근 미국에 관세 폭탄을 맞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행사에서 중·러 정상과 잇달아 회동하고 세 정상이 모인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갈렸던 이 기구에 반(反)트럼프 기치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 ,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냉전적 사고방식, 블록 대결, 괴롭힘" 및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세계를 향한 관세 전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우리는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된 세계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옹호하고 더욱 정의롭고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회원국에 대한 무상 원조, 추가 대출 등 결집을 이끌어 낼 실질적 혜택을 약속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회원국에 올해 안에 20억위안(약 3900억원)의 무상 원조, 향후 3년간 은행 연합체 회원 은행에 100억위안(1조95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고 도움이 필요한 회원국에 100건의 "작지만 아름다운" 민생 원조 또한 제공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통합 센터 및 마약 대응 센터를 가동하고 상하이협력기구 개발은행을 조속히 설립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더 강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은 전날 상하이협력기구 환영만찬 연설에서 "글로벌사우스 결집"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신화>를 보면 시 주석은 연설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100년간 없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불안정성,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 요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상하이협력기구가 회원국의 단결과 협력을 촉진하고 글로벌사우스의 역량을 결집해 인류 문명 진보에 더 큰 기여를 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 마이애미대 중국 정치 전문가 준 토이펠 드레이어는 상하이협력기구가 대화 플랫폼에서 "회원국 국민들에게 실질적 결과를 안기는 본격적인 실용적 협력 매커니즘"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이 "톈진에서 회의 주재로 호의적 홍보 효과를 누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 국영 <타스> 통신은 1일 폐막한 이 기구 정상회의에서 상하이협력기구 개발 은행 설립, 군사 분야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톈진 선언'이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분열됐던 회원국 반트럼프 기치로 연합"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회원국 간 관계 강화와 협력을 기조로 출범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를 포함해 6개 회원국으로 설립된 이 기구는 현재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까지 10곳을 정회원국으로 삼고 있고 동남아시아, 중동을 중심으로 14곳 대화 파트너 및 2곳 옵저버를 두며 확장 중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관세를 앞세운 포화를 퍼부으며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들이 반트럼프 기치 아래 힘을 모을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트럼프가 야기한 혼란을 이용해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서 지도자들을 결집시키려 한다"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가 "믿을 만한 대미 견제세력으로 보이고자 하는 중국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분석가 클라우스 쑹은 회원국 간 깊은 분열이 존재함에도 트럼프의 에측 불가능한 정책이 "미국에 맞선 비슷한 입장을 가진 나라들의 연합"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상하이협력기구가 브릭스(BRICS)와 함께 중국의 "서방은 지배적 세력도 유일한 답도 아니다"라는 메시지의 핵심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 '관세 폭탄' 맞은 모디, SNS에 푸틴과 '한 차 탄 사진' 보란 듯 공개

<워싱턴포스트>는 분석가들이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더라도 러시아, 이란 등 서방 제재를 받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세계 무대에서 고립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부터 3일 전승절 열병식까지 중국에 4일간 이례적인 장기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 탓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러 <타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공격으로 촉발된 게 아니다"라며 전쟁의 주요 원인은 "서방의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끌어들이려는 끊임없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러시아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1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디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졌다. <타스>와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등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양자 회담에서 모디 총리를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러·인도의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력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양국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 전진해 왔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한 빨리 종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 장소까지 같은 차로 이동하는 사진과 포옹하는 사진 등을 공개하며 "그(푸틴 대통령)와의 대화는 언제나 통찰을 준다"고 밝혔다. 또 "톈진에서의 소통은 계속된다!"며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걷고 함께 대화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이들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전날엔 시 주석과도 회동했다. 시 주석은 인도와 중국은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라며 "서로에게 위협이 아닌 발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에 공을 들여 온 미국엔 불편한 그림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에 2차 제재 성격의 50% 관세 폭탄을 안긴 뒤 모디 총리는 2020년 국경지대 무력 충돌 뒤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를 완화하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 및 러시아 정상과 차례로 회동한 상황이다.

이날 인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인도의 파트너십은 새로운 차원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혁신, 기업가 정신, 국방, 양자 관계"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러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중·인도 3국 협력이 "세계 정치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싣기도 했다.

다만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는 달리 전승절 열병식엔 참여하지 않고 1일 귀국길에 올라 다소 여지를 남기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1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톈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소셜미디어

▲1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소셜미디어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효진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