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단체 '리박스쿨'이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첫해부터 초등학생들에게 친일·독재 옹호 역사관을 주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한겨레>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윤 전 대통령 취임 3개월 뒤 열린 뉴라이트 계열 세미나에서 "'초등학생의 역사지식 습득 과정과 경로'를 분석하며 학교 방과후 한국사수업, 청소년문화센터 한국사코스 등을 거론"하고 "이승만과 박정희, 재벌 창업주를 찬양하는 '대한민국송' 등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 사례를 전했다"며 "학교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더라도 방과후 수업 등을 통해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르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대한민국송' 가사를 보면 '건국 대통령 이승만' '독립정신 이승만' 외에도 '대대손손 먹거라 삼성 이병철' 'GS 허만정 LG 구인회' 등 기업가들도 등장한다.
손 대표는 초등학교 외에 맘카페 등을 통한 교육도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우파맘 카페나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커뮤니티 활성화·양산되도록 지원 계획 수립 △젊고 '매력적인' 교사 발굴을 위해 청년들을 정기적으로 선발해 이승만·박정희 전문가로 육성 △스마트폰 정보화 교육 실시(1인 미디어 한국사 블로그나 카페 운영토록 동기 부여) 등을 주장했다"고 했다.
손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한 해당 세미나는 지난 2022년 8월 26일 역사연구원의 7차 세미나로, 세미나를 주최한 역사연구원 이사장은 뉴라이트전국연합 전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다.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 대부분이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 소속이었다. 대한교조는 리박스쿨 협력단체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교육정책 파트너였다.
신문은 "손 대표는 이듬해부터 다른 우파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늘봄학교 필승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는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늘봄학교'를 매개로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어 "(세미나 때부터 손 대표는) 아이들과 접촉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방송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었던 것 같다. 그게 늘봄학교를 타고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는, "손 대표의 당시 활동을 알고 있었다는 현직 역사 교사"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또다른 기사를 통해 리박스쿨과 김 전 후보의 연계성을 짚었다. 김 전 후보는 리박스쿨 협력단체인 자유민주연구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신원식 전 대통령실 안보실장 등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 국방부·국가정보원 간부 출신 등 보수 인사들을 고문으로 두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리박스쿨은 21대 대통령선거 기간 댓글 조작을 했으며, 정황 일부가 네이버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네이버에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네이버는 "동일한 IP에서 명의가 다른 계정이 접속한 기록을 일부 확인"했으며 네이버가 감지한 댓글 중 '자손군' 조장으로 지목된 '우럭맨'의 댓글도 있었다.
우럭맨은 지난달 7일 자 <문화일보>의 '前 민주당원 "'이재명 성남시' 검찰 압수수색도 미리 알아"에 댓글을 작성했으며, 해당 댓글은 '이용자 반응 급증 감지 기능'을 통해 네이버에 감지됐다. '반응 급증'은 특정 댓글에 일정 기준 이상으로 공감 또는 비공감이 집중되는 기사를 빠르게 탐지해서 이용자와 언론사에 알리는 기능이다.
리박스쿨이 운영한 댓글공작팀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은 댓글작업 참여자들에게 네이버 아이디(일명 '총알')를 만들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네이버에 적발된 사례는 12건에 불과했으며 이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리박스쿨 사무실 및 손 대표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손 대표를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20명 규모의 리박스쿨 사건 수사전단팀을 구성했으며, 늘봄학교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도 전날부터 늘봄학교에 강사를 공급한 학교들에 대해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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