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해 "마음은 아프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뒤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견해 충돌을 보인 의원들에게 '통합'을 당부하며 향후 조기 대선에서 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거론했다.
한숨을 쉬며 단상에 오른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착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권 원내대표는 "막상 헌재 판결이 이렇게 되고 보니 실망을 넘어 참담하기만 하다"며 "돌덩이 같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선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 됐다. 국정운영에 공동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헌재 판결을 계기로 더 깊이 성찰하고 각성하면서 책임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에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재 판결 수용으로 사회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야 한다며 "이것이 바른 정치의 길이며 분열과 정쟁을 먹고 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결정적으로 다른 우리 당의 진면모"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에서 논의를 금기시한 '조기 대통령 선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이제는 모든 차이를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지금도 정치의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두 달 후면 대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은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서는 안 될 선거다. 피와 땀과 눈물로 지키고 가꿔온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험천만한 이재명 세력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며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아픔과 시련을 더 큰 승리를 위한 담금질 과정이라고 생각하자"며 "새로 시작하자. 굳센 의지 결기로 재무장하고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의원들은 평소와 달리 박수를 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만 언론에 공개한 채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의원들은 자리했고,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탄핵에 앞장선 의원들과 같이 못 앉아있겠다"는 등 당내 탄핵 찬성파를 겨냥한 날선 발언이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대선에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드릴 말씀이 많지 않다"며 "향후 일정 등은 일단 국민들의 목소리를 낮은 자세로 듣고, 숙고·성찰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빠르면 일요일(6일) 오후에 다시 의총을 하기로 했다"며 "4일 오후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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