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본부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이 처음으로 김명애 총장과 만났으나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1시간 30분 만에 면담을 종료했다. 학생들은 김 총장이 "학교 본부에서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는 등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25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처장단과의 면담 자리에 김명애 총장이 나왔다. 처음 학생들 앞에 나온만큼 학생들과 대화할 의지를 보일까 기대했으나, 김 총장의 발언을 들어보니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설명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처장단과 학생대표 간 3차 면담에 참석해 "왜 이렇게 수순(집단행동)을 밟았어야 했나 의문", "학교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여대가 사라지는 추세다", "어떤 안이 우리 대학에 앞으로 정말 도움이 될 것인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등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또한 처장단은 지난 21일 있었던 면담 자리에서 학교본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고, 추후 다시 전환을 논의할 때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입장문을 내는 대신 학생들은 본관 점거를 해제하고 대면수업을 재개하겠다는 결론을 냈음에도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계속하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면담에서 본관 점거 해제를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을 속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학교가 남녀공학 논의를 완전 철회해야만 집단행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처장단은 "집단행동을 계속하면 학생들을 고소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본관 점거 해제를 계속 요구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면담을 종료했다는 게 학생 측 설명이다.
이날 면담에서 총장직선제 및 집단행동을 벌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법적 절차는 논의조차 못했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와 자율적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을 계속하고 처장단과의 4차 면담 여부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면담 직후 김 총장은 성명문을 내고 "지난 주 상호 협의한 내용과 달리 총학생회는 다시금 공학전환 논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본관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과 폭력 사태 속에서 지난 20일 진행된 학생총회는 정상적인 절차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학내 정상화를 위해 폭력 사태,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및 불법 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해 학교를 지켜 나가겠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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