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집회' 민주노총 위원장, 경찰 출석…"폭력 유발한 건 경찰"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과 일부 참석자가 충돌한 일과 관련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조사에 나서며 양 위원장은 법에 따라 집회를 진행했는데 경찰이 폭력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22일 경찰 출석 전 서울 마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퇴행을 절감하는 순간"이라며 "저는 오늘 경찰 조사에 임하면서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진술할 것이다. 우리는 잘못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집회를 하기 위해서 신고를 했고 법에 보장된 권리대로 집회를 진행했을 뿐이다. 행진을 가로막았던 것도 경찰이고 집회를 진행하는 중에 대열을 침탈해서 폭력과 다툼을 유발했던 것도 경찰"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사하겠다고 사법처리하는 행위를 윤 정권 하에서 너무나 자주 맞이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광장의 힘은 더욱 커지고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 당당히 조사받고 다시 퇴진 투쟁의 광장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10명을 포함한 11명이 사전 신고범위를 넘어 차로를 점거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이에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해당 집회를 주최한 양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집행부 7명에 대해 불법 집회를 사전에 모의·기획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를 적용해 내사를 진행해왔다.

이날 회견에 함께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노동위원회 류하경 변호사는 양 위원장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여럿이 모인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과 충돌했더라도 집회 전체를 불법이라 볼 수 없다"며 "'사전 신고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불법집회'라는 경찰의 단순한 논리는 대법원에서 깨진 지 20년이 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최 측이) 집회 인원이 넘쳐 위험하다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행진 자체를 막아 병목현상이 생겨 신고 범위를 벗어나는 일탈이 벌어진 것"이라며 "주최자에게 일탈의 고의는 보이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1차 총궐기 집회 당일 체포된 이 중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12일 법원이 이를 전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