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전 교육감의 교육감직 상실로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보수 진영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단일화에 성공하며 '조희연 심판'을 내세웠지만, 서울 시민들은 결국 '진보 교육 심판론'보다는 '계승론'에 손을 들어주며 4연속 진보 교육감 체제를 만들었다.
17일 오전 1시47분 기준 개표율 99.96%인 상황에서 정 당선인의 득표율은 50.24%다. 조 후보의 득표율(45.93%)보다 4%포인트(p) 이상 앞서며 당선을 확정 지은 상태다. 나머지 후보인 윤호상 후보는 3.81%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표 초반 보수세가 짙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개표율이 높아 정 당선인과 조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며 결국 승기를 가져갔다.
정 당선인은 전날 저녁 11시쯤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선 소감문을 발표하고 "진보적 혁신교육 계승의 사명을 이뤄냈다"면서 "중도 보수를 내세운 극단적 이념 공세에 맞서 우리 교육의 터전을 지켜낸 상식의 승리라 아니할 수 없다"고 했다.
정 당선인은 최대 승리 요인으로 '단일화'를 꼽았다.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의 단일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 드라마틱했다"며 "각자 교육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헌신하셨던 여러분의 결단이 있었기에, 오늘의 승리를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과정에서 출마를 접은 진보 진영 후보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진보진영 완전한 단일화라는 유례 없는 성과는 전무후무한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며 "이 모든 분들의 염원을 모아 혁신교육 플러스, 저 정근식표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 된 이후 마포구 선거사무소에 방문해 '창의 교육'을 특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며 "그의 작품처럼 치열한 역사의식과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서울의 미래를 밝힐 열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그리고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이 고등학교 무상교육 비용 예산 삭감이었다"며 "고교 무상교육 비용 반드시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조 전 교육감의 혁신 교육 정책 계승자를 자처했던 정 당선인은 서울시 교육의 최대 쟁점인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확대 정책 등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며 과거사 문제에 매진한 만큼 교육 현장에서 '뉴라이트 교육' 퇴출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정 당선인의 임기는 이날부터 시작돼 조 전 교육감의 잔여 임기인 2026년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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