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방송기술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와이티엔(YTN) 민영화 적절성 여부를 두고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YTN 민영화를 "윤석열 정권의 YTN 강탈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YTN 정상화 과정"이라고 하는 한편, YTN 출신인 민주당 노종면 의원의 국정감사 진행에 대한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 의원은 15일 서울 영등포 국회 과방위에서 "우리 국민은 YTN을 일반 기업에 팔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이) 알아서 사적으로 팔아버린 것"이라며 "그래서 '윤석열 정권의 YTN 강탈 사건'이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YTN 민영화 과정을 하나하나 짚었다. 그는 YTN 주주였던 한국마사회(정기환 회장)와 한전KDN(김장현 대표이사) 관계자에게 지난 2022년 8월 당시 YTN 주식을 매각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렇게 대주주들이 팔 의사가 없었던 것을 윤석열 정부가 대주주의 팔을 비틀고 목을 비틀어서 결국은 매각시켰다"며 "이게 장물이 아니고 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각 주관사 선정 입찰이 시작부터 이상하다. 선정되었거나 선정이 기정사실화됐는데 해당 증권사들(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포기를 한다"며 "매각 주관사 선정 과정을 보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은 이같은 노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공개 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성시키기가 어려워지는 지경"이었다며 "당시에 저희가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저희 모든 M&A 영향을 기존 고객과의 신뢰관계 유지를 위해서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부득이하게 YTN 매각 주관사 지위를 포기하기로 내부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YTN은 그해 10월 공개 입찰에서 3200억 원을 제시한 유진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유진이엔티(유진ENT)이 한국마사회와 한전KDN의 지분 30.95%를 낙찰받았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2월 유진그룹의 YTN 인수를 승인했다.
같은 당 정동영 의원은 김태규 방통위 직무대행에게 "YTN 매각은 상식을 파괴했고 법치주의 절차적 정당성을 위반했다.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김태규 직무대행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김태규 전 판사의 상식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과 엄청난 거리에 떨어져 있다"고 비판하자, 김 직무대행은 "방금 말은 개인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맞받아쳐 정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은 김 직무대행을 상대로 YTN이 '머니콘' 사업(모바일 상품권 판매 사업) 중 '티메프 사태'로 123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방통위가 최대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를 하면서 공적 책임과 사회적 신용 이런 것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제가 보기에 방통위는 결국 YTN의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 승인해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준공영방송이었던 뉴스 전문 채널 YTM이 민영화되고 사유화가 돼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면서 "YTN 상품권(머니콘) 사태에 대한 미정산 123억 원 손실 복구계획 및 시청자 피해대책 등을 종합감사 때까지 의원실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김 직무대행에게 "YTN은 이미 민영화 됐다. 이 방송(국감)을 보는 국민들은 YTN처럼 될까 봐 KBS를 걱정하고, KBS처럼 될까 봐 MBC를 걱정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TBS 폐업' 걱정이라는 스핀오프(spin-off) 걱정도 있다"며 정권의 방송 장악과 관련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YTN 출신인 노 의원의 이해충돌 가능성에 따른 '제척'을 언급, 여야 간 고성 끝에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스스로 3년간의 (관련) 업무를 했을 경우 스스로 좀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실제로 경우에 따라 어느 상임위는 가지 말라는 권고가 있었다"며 "기관의 입장과 관련됐던 사람이 (국감에서) 발언이나 질의라든가 이런 걸 하게될 때 이해상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휘 의원은 노 의원이 '국정감사법 제13조 제1항(제척과 회피)'에 따른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며 "(지난 2023년 3월 YTN에 사표를 낸 노종면 의원은) 2년밖에 안 됐다. 그래서 제척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감법 제13조 1항에는 "의원은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안에 한하여 감사 또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이 의원은 또 노종면 의원이 YTN 민영화를 '윤석열 정권의 강탈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대주주 목 비틀기' '장물 처분'과 같은 용어를 쓴 데 대해 "참 유치하고 찬란하다"며 "근거 없이 어떻게 '강탈'이라고 이야기하고 '대주주 목을 비튼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냐"고 했다.
"시민들, 공영방송 없앨 권한까지 준 것 아냐"…"TBS 몰락, 김어준 혀에서 시작"
여야 의원들은 폐업을 목전에 둔 'TBS 사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 차를 보였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송지헌 전국언론노동조합 TBS부장에게 전 직원 해고 통보와 관련해 '오는 31일 전 직원이 해고 당하는 것이냐'고 묻자, 송 부장은 "지금 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며 "TBS 주파수 반납뿐만 아니라 인적 물적 청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송 부장은 "(서울시가) 이렇게 돈줄을 확 끊어버린 다음에 방송사를 폐업시키는 상황으로 가는 것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다고 해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았다고 해서 그 정권이 공영방송을 시민의 재산을 없앨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TBS 몰락은 김어준의 혀에서 시작됐다"며 "(김 씨는) 언론인을 가장해 우리 사회의 각종 루머를 만들어 내고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그리고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한 방송을 해 온 극단적인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에게 '(TBS에서) 김어준 씨에게 지급된 금액이 23억 정도 된다고 그러는데 맞느냐', 'TBS의 재정 여건 상 그 정도 금액을 지출해도 큰 문제가 없느냐' 등 질문을 던졌고, 이성구 대표대행은 "그렇게 보고 받았다"며 "그 당시에는 서울시(박원순 시정)에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었던 시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응답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김 씨의 출연료를 계산한 결과 "24억 이상이 나온다"고 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은 박원순 시정을 겨냥해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 내 사안들에 한해서 정말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며 "어떤 식으로든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방송사는 항상 견제돼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오세훈 시정을 향해서는 "오세훈 시장이 마음만 먹었다면 박원순 전 시장이 그랬듯 김어준 씨처럼 편향적인 인물을 내세워서 어용방송을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오 시장이 TBS 지원 조례 폐지에 대한 한시적 유예를 요청한 데 대해 "TBS에 방송사로서의 자정 기능을 믿고 스스로 공정방송으로서 쇄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고 옹호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국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심리 정족수 부족에 따른 탄핵 심판 정지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것과 관련해 김 직무대행과 최민희 위원장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직무대행은 해당 결정에 대해 "탄핵 재판이 어느 정도 결말을 기대할 수 있게 돼 굉장히 반갑게 생각하고 바람직한 판단"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아니다. 심리만 지속한다는 것"이라며 "'(이진숙 탄핵) 심리를 지속할 수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아니, (탄핵 심리에 대한) 결정도 가능할 수 있다. (헌재 인용문) 밑의 이유를 보면 조금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고, 최 위원장은 "아니, 그것은 판단하지 않았다"며 "해석될 여지가 있는 얘기를 왜 하느냐"고 따졌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핵심은 '(탄핵) 심리를 지속한다'이고, 민주당은 한 번도 이진숙 탄핵 재판의 심리가 중단되기를 원한 적이 없다. 심리 중단되기를 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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