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병원 진료 대기에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 보호자들을 대전 빵 축제에 몰린 인파와 비교하는 취지의 글을 SNS에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진료 대기 상황을 '빵 구매 대기'에 비유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주 전 회장은 지난 달 30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빵 축제에 인파가 몰리면서 행사장 입장에만 몇 시간씩 걸려 빵 사려고 3시간째 대기라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라고, 3시간씩 대기하다 먹는 빵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면서 "빵 사기 위해서 3시간 기다리는 건 미담이고, 자기 아이 진료 위해서 기다리는 건 의사 부족 때문이라는 사회에서 필수의료 몰락은 자동빵(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주 전 회장이 언급한 '빵 축제'는 지난 달 28~29일 대전에서 개최된 행사로, 대전의 대표 명물인 성심당을 비롯한 유명 빵집들이 한 데 모인다는 소식에 전국에서 14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진료를 위해 대기하는 것과 빵 구매를 위해 대기하는 행위를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즐기기 위해 기다리는 것과 생사를 가를 위기 속에 애타하는 환지들의 기다림을 동일시하느냐", "의사 면허를 반납하라"는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서도 환자들을 겨냥한 의료계 인사들의 거친 발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일부 게시판 이용자들이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 '개돼지들 더 죽으면 이득'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기도 했다.
한편 주 전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의협 제35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3월 의협 회장 선거에 재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올해 의정 갈등 초기엔 의협 비상대책위원의 홍보위원장을 맡았으며, 다른 의협 집행부와 함께 전공의 집단사직을 공모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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