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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건국절 추진 안 한다'며 광복회장에 경축식 참석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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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건국절 추진 안 한다'며 광복회장에 경축식 참석 설득"

이종찬 "그런 생각이면 김형석 인사 철회해야"…金은 "나는 건국절 주장 안 해"

'뉴라이트' 논란의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인사 논란과 관련, 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정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 의사를 밝힌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대통령실이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테니 경축식에 와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인사 임명을 철회해달라"며 거절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로부터 (정부가) 건국절 제정을 추진할 생각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정부가 그런 생각이라면 인사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공식적인 행동이 있어야 우리가 (정부를) 믿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면담에 배석한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 설명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이 회장에게 전화로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테니 경축식에 와달라'는 요청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인사 임명을 철회해달라'고 답했다. 경축식 보이콧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이 회장은 앞서 뉴라이트 등 역사관 논란이 있는 김 관장의 독립기념관장 인선에 반발해 "정부가 근본적으로 1948년 건국절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광복회는 광복절 행사에 나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이 회장은 우 의장에게는 "국회의장은 삼부 요인이자 입법부의 수장인데, 자칫 국가행사에 나가지 않게 되면 정당인으로 취급을 받으며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나가야 한다"고 행사 참석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장 측은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경축식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란 입장이다.

야권에서도 '김형석 사퇴' 촉구 분위기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야3당 정무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당장 3일 뒤인 광복절에 독립지사와 순국선열의 영령 앞에 당당하게 서고자 한다면, 즉각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조국·진보당 등 야6당도 "정부가 친일 반민족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헌법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김 관장 임명 규탄 및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작성해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김 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을 둘러싼 건국절·뉴라이트 등 논란에 대해 "(나는) 건국절 제정을 주장하는 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건국절에)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관장은 특히 본인이 뉴라이트 계열의 건국절 주장을 지지한다는 논란에 대해 "신용하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은 어느 한 시점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에 걸쳐서 이뤄진 역사적 과정으로 봐야 한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되어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고 주장한다"며 "저의 입장은 신 교수와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1919년 3.1 운동부터 해방, 정부수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서의 건국'론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몇 차례 강조한 바 있는 관점으로, 김 관장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다. 김 관장과 용산 사이에 일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1945년 광복과 1948년 제헌 중 단연코 후자가 중요하다는 발언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우리가 나라를 되찾고 미 군정이 끝나서 우리 주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1945년이 아닌) 1948년 8월 15일이 진정한 독립의 완성이다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48년 8월 15일이 진정한 광복이다라는 것이 저의 주장뿐 아니라 그 당시 지도자들의 인식"이라고도 했다.

이어 김관장은 "만약 나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면 학문적으로 지적하고 공개적으로 토론을 하면 되는데, 마치 중세교회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본인을 향한 비판을 재비판했다.

그는 이 광복회장을 향해서도 "광복회장을 비롯한 광복회 어떤 인사들도 저에게 공개적인 토론을 해 주실 것을 제안한다"며 "(이를) 국민들 앞에 밝혀드리는 것이 바른 도리이지, 엉뚱한 주장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뉴라이트 식민사관, 독립운동가 비하 등 논란에 대해서도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하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을 비방한 적도 없다"고 부정했다. "저의 블로그에는 광복회장의 조부인 이회영 선생에 대해서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본보기 우당 이회영'이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를 두고 '신민'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나에게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라고 질문하고, '일제시대의 국적은 일본이지요. 그래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닙니까'라고 한 답변을 두고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했다며 일제 식민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관장은 또 과거 일제 간도특설대로 근무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 자신이 옹호 의견을 낸 데 대해선 "백 장군에겐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 친일반민족 행위자라는 측면이 있다. 해방 이후 6.25전쟁 때는 다부동 전투에서 나라를 구한 호국의 영웅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해 백 장군의 친일행적을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그는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 활동 당시 조선 독립운동가 토벌활동을 벌이진 않았다'는 본인 주장에 대해선 "이 분이 간도특설대에 있을 때 108 차례의 토벌작전이 있었다. 그런데 일지를 보니까 그때 조선 독립운동가 대상 토벌은 없었다"며 "학문적 검증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봐야 한다는 본인 의견과 관련해서도 "독립기념관장은 역사적 내용에 개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현재의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 주까지는 독립기념관장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 나름의 소신을 말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 관련 기자회견 중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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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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