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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진격' 러, 5개 마을 점령 주장…'완충지대' 설정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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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진격' 러, 5개 마을 점령 주장…'완충지대' 설정 시도?

우크라 "반격 중" 점령 부인…전문가 "하르키우시 점령 못할 것·우크라인 사기 꺾기 위함"

전날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가 있는 북동부 지역으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이 지역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쪽은 반격이 진행 중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의 이번 진격이 지연됐던 미국의 군사 지원이 도착하기 전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이 진격하기 위함인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일방적 '완충 지대'를 설정하기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11일 러 국영 <타스> 통신은 러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에 위치한 플레테니우카, 오히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등 5개 마을을 "해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10일 오전 항공기, 포병, 보병과 기갑 부대를 동원해 하르키우 인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개시 직후 하르키우를 점령했지만 같은 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이 지역을 다시 내줬다.

러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케라미크 마을도 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 통신, 영국 BBC 방송을 보면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러시아 공격으로 이 지역에서 1700명 이상이 대피했지만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마을들의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며 러시아 쪽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하르키우시에 대한 지상 공격 위협은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국경 지역 상황을 악화시킬 순 있지만 하르키우시 자체를 점령할 역량은 없다고 보고 있다.

<AP>는 하르키우 보우찬스크 마을에 11일에 공습이 계속됐고 현지에 있는 자사 기자들이 3시간 동안 9번의 공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우찬스크 군사 행정 책임자인 타마즈 함바라쉬빌리가 "보우찬스크와 (러시아와의) 국경 지대 마을들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지속적인 공습이 수행되고 있고 다수의 로켓 미사일 시스템 공격, 포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하르키우 방면에 더 많은 병력을 추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11일 연설에선 하르키우 지역 국경 지대인 스트릴레차, 올리니코우, 플레니우카 마을 인근에서 "이틀간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수호를 위한 반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네츠크 지역 세메니우카 등의 상황도 "매우 긴박하다"고 했다. 10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하기로 한 대전차 무기, 방공 장비 등이 "가능한 빨리" 최전선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이 공급이 지연됐던 미국 무기 대부분이 우크라이나에 도달하기 전 대공세 시도인지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 보호를 위한 일방적 '완충 지대' 설정 시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내부 공격이 계속되며 이를 막기 위한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영토 내 완충 지대 설정 구상을 밝힌 바 있다. BBC는 러시아가 벨고로드 인근 우크라이나 영토에 10km 가량의 완충 지대를 만들고자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이번 공격이 하르키우 깊숙이 파고들려는 목적보단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함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 믹 라이언 연구원이 "현재 공격 규모는 작아 보인다"면서 공세 목적을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 모두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지역을 지키기로 결정한다면 점점 규모가 줄고 있는 부대를 더 잃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이 전쟁에서 겪은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군사 분석가들이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시 인근에 참호, 철조망, 대전차 방어 시설을 광범위하게 갖춘 상태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시를 점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 인근에서 경찰이 노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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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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