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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국민의힘, 보수정당의 바닥…하나도 안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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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해진 "국민의힘, 보수정당의 바닥…하나도 안 변해"

"정권심판에도 당은 무풍지대, 외계 세상" 작심 비판…친윤계는 온도차

총선 참패에도 국민의힘이 별다른 쇄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비주류 중진 조해진 의원이 25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하나도 변한 게 없다", "국민의힘은 1990년 이후 보수정당의 바닥"이라고 매섭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조 의원은 이날 SNS에 쓴 글에서 총선 패배와 관련 "90도 허리를 숙여야 할 대통령은 고개만 살짝 숙였고, 당은 개혁의 무풍지대, 쇄신의 사각지대, 민심과 수억 광년 떨어진 외계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특히 당내 일각의 '친윤계 원내대표론', '나경원-이철규 연대론'을 겨냥한 듯 "정권심판을 초래한 대통령 심복이 반성과 자숙은커녕 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대통령의 인식이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보내주고 있다"며 "상식 이하의 기이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나아가 "국민의힘은 1990년 3당합당 이후 하락을 계속해온 보수정당의 바닥이었다"고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바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밑에 미래통합당이라는 바닥이 있었고, 그 밑에 또 국민의힘이라는 바닥이 있었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바닥 밑에 지하가 있고, 지하 밑에 막장도 있음을 확인시켜주려 하는 듯하다", "이대로 가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은 보수정당의 파산 이행 절차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보수 회생의 골든타임을 걷어찬 오늘의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되고, 몰락한 정권의 주역들은 폐족이 될 것"이라며 "당·정·대에 주어진 작금 수삼일은 사즉생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대통령은 자기쇄신의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권이 왜 참혹한 심판을 받았으며,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직시하고 통찰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여 내면적, 본질적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당정관계에 대해 "대통령이 처절한 자기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면, 당도 정권심판의 책임자가 활개치는 몰상식한 흐름이 제어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종전처럼 하수인을 내세워 당을 좌지우지할 생각이 아니라면 민심을 거스르는 일련의 행태를 자제시켜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과거 '윤핵관'으로 불린 친윤 실세들이 막후에서 당을 좌지우지한 일이나 작년 3월 전당대회 당시 친윤그룹을 대표해 김기현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일을 '하수인'으로 표현한 셈이다.

그는 "그것이 대통령의 자기쇄신의 증표고, 당이 진흙탕에서 구르다가 시궁창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길"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앞서 지난 19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1~2주 안에 나라와 당, 윤석열 정부의 운명이 결판난다"며 "(야권의) 탄핵 시도와 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국민께 고개 숙이고 민심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었다. "탄핵을 피하고 민주당의 국정농단을 막는 길은 민심을 업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이날(25일) 입장문에서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고 한 배경이다.

그는 총선을 열흘 앞둔 3월 3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꿇는 것"이라고 했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예정돼 있는 코스는 탄핵"이라며 "(대통령이) 바뀌든 안 바뀌든 민주당은 그 방향으로 추구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대선 정권교체의 대안이 이재명 한 사람밖에 없는 유일 지도체제를 구축했고, 그런데 지금 재판 절차가 특별한 변동 없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앞으로 대선은 3년 남았는데 그 이전에 이재명 대표 피선거권 상실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그러니까 그 전에 대선 치르려는 게 민주당의 정치적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총선 이후 대통령실 분위기나 당 분위기, 또 몇 차례 인사, 그러고 당의 원내지도부 구성이나 전당대회 하마평 등을 보면 국민들이 '탄핵 안 된다, 막아줘야 된다'라고 생각할 만큼 인식의 변화는 없다고 보는 것이 냉정한 지금의 여론 아닌가 "라며 "대통령을 이런 역대급 참패, 정권심판에 몰리게 하는 데 책임이 있었던 사람들이 책임을 인정하거나 자숙·반성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득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자료사진). ⓒ프레시안(최형락)

친윤계 "친윤이라 안 된다? 그럼 할 사람 없어", "정부와 소통 잘 돼야"

조 의원의 이같은 비판은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의 원내지도부 장악에 대한 반대와 집권세력 내 쇄신 촉구로 풀이된다. 앞서 40대 이하 낙선자 모임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전 의원도 "(당 지도부가) 친윤 쪽으로 가는 모습만 보이면 절대 안 된다"라며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는 순간 비난을 피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이건 그냥 불을 보듯 뻔한 것", "그걸 무시하고 가는 순간 (당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친윤계는 '친윤이면 왜 안 되냐'는 분위기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의 국회 운영 방향을 지켜보면 아마 굉장히 강경 일변도의 국회 운영이 예상되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민주당에서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대치 국면에 있어서는 첫째, 우리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에 맞상대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고, 둘째, 여당은 정부와 함께 소통하면서 그것에 대응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그 소통이 더 원활할 수 있는 그런 원내대표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친윤 원내대표론'에 힘을 실었다.

유 의원은 당 일각의 전당대회 룰 개정 주장에 대해서도 "(개정 주장 측은) 100% 당심에 의한 당대표 선출이 그로 인해 총선 패배, 민심 이반을 야기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당 대표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문제가 된 것이지, 그 선출 과정 자체로 '민심 이반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그 근저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공했다.

비윤계 중진 윤상현 의원이 앞서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치고도 한가하다', '지도부를 폭파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유 의원은 "지도부 폭파됐지 않느냐? 비대위원장 사표 냈고, 사무총장 다 사퇴하고, 지금 현재 지도부는 원내대표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22대 총선 당선자인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경선에서 이철규 의원이 급부상하며 도로 친윤당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자 "친윤·비윤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이 대통령과 함께 이 정권 탄생에 참여했다고 해서, 친윤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등 당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한다면 국정 과제와 야당과의 협상 등을 누가 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친윤계 홍석준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까지는 워낙 지금 22대 상황이 저희 당 입장에서는 어렵고 지금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폭주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실 이철규 의원 말고 명시적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 분이 눈에 잘 안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친윤(인 것이), 뭐 잘못됐다고 볼 수가 없다"며 "사실 저희 당에서 친윤-비윤의 경계도 모호하고 대부분이 친윤인 그런 상황에서 '친윤은 안 된다'고 하면 할 사람이 사실상 없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어떤 비판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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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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