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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사망 3만 넘는데…바이든, 이스라엘 군사 지원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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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사망 3만 넘는데…바이든, 이스라엘 군사 지원 계속한다

<WSJ> 기고문 통해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 예산 통과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예산을 통과시키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가는 가운데,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명분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은 모두 국경과 시민을 보호했고 여기에는 미국의 중요한 도움이 있었다"며 950억 달러 (한화 약 130조)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에 대한 군사 지원 예산 통과를 요구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친구들을 버릴 때가 아니다. 하원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위한 긴급한 국가안보 예산을 통과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이를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고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면서도 "양국이 자국의 주권을 지킬 수는 있지만,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기를 포함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며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라며 "만약 지난 주말 이란이 의도했던 공격을 성공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강화하고 군사적인 지원을 통해 그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미국 정부 입장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전시 내각에 포함된 인사 중 일부가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해 군사적 지원 강화는 미국이 이들의 구상을 용인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3만 3899명이 사망했고 7만 6664명이 부상을 당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대피하고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와파> 통신은 17일 라파의 유적지 및 주거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여성 1명과 어린이 3명을 포함해 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하마스와 전쟁 속에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분명히 했지만, 여기에는 이란이나 그 밖의 어떤 상대국에 대해서도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장기적 방어 필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이 안에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분쟁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할 수 있는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대해 "러시아와 전쟁이 3년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계속해서 역경을 이겨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자신들보다 더 큰 군대에 맞서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의 절반 이상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푸틴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동맹국을 잠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예산안 통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면, 우리는 비축품에서 군사 장비를 보내고 의회가 승인한 자금을 미국의 공급업체로부터 사들여 비축품을 보충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스스로를 도우면서 친구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해 이들에 대한 지원 예산을 미국 내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은 한화 약 80조 원에 해당하는 614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예산안은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고, 이에 지난해 말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지원은 중단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면서 안보 예산안을 둘러싼 미국 내 분위기가 다소 변화되고 있다. CNN과 ABC 등 미 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대외 원조 예산안을 20일에 처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공화당 강경파가 이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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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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