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자 당 일각에서 여야가 함께 내각을 구성하는 '거국내각'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에게만 국가를 맡겨선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이) 탈당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 협치를 통해 내각을 구성하는 그런 거국내각이 아니면 어려워진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거국내각은 특정 하나의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천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내각을 말한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떠나고 탈당을 해서 이재명 대표와 여야 영수회담을 해서 거기에서 모든 것을 얘기해보라"며 "거국내각으로 가야만이 이 난마 같은 정치를 민생경제를 외교를 민주주의를 풀어가지, 남북관계를 풀어가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그런 말"이라고 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 거국내각을 구성했고 당시 김대중 총재님을 모시고 제가 워싱턴에 가 있었다"며 "당시의 위기보다도 지금 현재의 국가적 위기는 엄청나다. 나라를 살려야지 지금 싸울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잘못하고 있는 건 당신이 '대통령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총리, 비서실장 이런 인적쇄신을 두고 전부 자기 식구들에서 찾는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이것 갖고 성공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에 거의 180석, 민주진보개혁세력에게 거의 200석에 달하는 이런 압도적 국민적 지지를 줬다고 하면 국정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것"이라면서 "문호를 확 열어놓고 누구든 나를 반대한 사람이든, 쓴소리를 한 사람이든 이건 상관하지 말고 국가를 위해서 지난 2년간 한 것처럼 반대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해 정치권에 '거국내각' 논의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의힘 탈당 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이언주 전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내각은 제가 볼 때는 국민들이 볼 때 이 정도면 뭔가 총선에 나타난 민의가 반영이 되고 있구나가 되려면 저는 거국내각 정도 수준이 돼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 일원인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러나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재 그런 것(거국내각)을 논의한 바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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