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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유세' 뒤 탈진 한동훈, 마지막 한마디? "범죄자 막고 나라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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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유세' 뒤 탈진 한동훈, 마지막 한마디? "범죄자 막고 나라 구하자"

與 청계광장에서 '파이널 총력유세 …경찰 추산 3000명 집결, 고령층 多

총선 전 마지막 밤, 마지막 총력유세를 위해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목은 쉬어 있었다. 하루 동안 15개 지역구를 도는 강행군, 마지막까지 '심판'과 '읍소'를 동시에 부르짖은 결과였다. "기회를 달라", 그리고 "범죄자들을 막아 달라." 대야공세와 동정론 호소라는 두 키워드를 합친 한 위원장의 이날 마지막 한 마디도 결국 "범죄자들을 막고 미래를 만들어 달라"는 말이었다.

9일 청계광장 인근엔 오후 5시께부터 인파가 몰려들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비판하는 취지의 '정치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한 위원장의 예정 방문 시각은 오후 8시 20분께였지만, 지지자들은 청계광장의 대표 조형물 소라탑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3시간이 넘는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부분 고령층이었던 이들은 응원 피켓까지 준비한 본격 지지자부터 흔한 등산복 차림의 노인들까지 그 구성이 다양했다.

날이 저물며 종로의 최재형 후보, 중·성동을의 이혜훈 후보, 마포갑의 조정훈 후보 등 주요 지역구 후보들의 찬조연설로 국민의힘 '파이널 총력유세'가 시작됐다. 3시간의 대기시간 동안 점점 늘어난 지지 인파는 경찰추산 3000명 규모로 불어났다. 오후 8시 26분께, 한 위원장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오자 군중들의 함성이 극에 달했다. 그리 넓지 않은 장소의 특성 때문인지 곳곳에선 고성과 욕설이 오고가기도 했다.

청계광장 도착 전까지만 14개 지역구를 순회한 한 위원장의 목소리는 거칠어져 있었다. 그는 청계광장에서도 "이재명의 친위대로만 김준혁·양문석으로만 채워진, 그야말로 뭔 짓이든 다 할 200석을 상상해보라"며 야당심판과 위기론을 함께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탄핵·특검의 돌림노래", "헌법에서 '자유'를 빼고", "땀 흘려 일한 임금을 깎고", "셰셰 외교", "죽창외교", "이재명·조국을 셀프사면" 등을 강조하며 종합적인 대야공세로 마지막 무대를 채웠다.

동시에 그는 선거 막바지를 지배하며 판세를 뒤집어버린 '정권심판론'과 관련해선 "지난 100일간 정부에 대해서, 여당에 대해서 여러분께서 불편해하고 잘못이라고 지적하시면 저는 바로 바꾸고 바로 반응하고 바로잡아왔다"며 "힘을 주신다면 약속 실천하겠다, 그 이상을 실천하겠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읍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가 책임지겠다"는 한 위원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군중 사이에선 '한동훈' 이름이 수차례 연호됐다.

야권에 대한 공세와 "딱 1표가 부족하다"는 읍소는 '투표해서 나라를 구하자'는 구호로 수렴했다. 전날부터 투표일의 12시간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에 비유해온 한 위원장은 이날도 "420여년 전에 충무공께서 남은 12척 배로 나라를 구했다"며 "투표장에서 여러분의 1표로 나라를 구해 달라"고 말해 읍소전략에 비장함을 한껏 더했다.

결국 그는 "투표해 달라. 그럼 범죄자들을 막고 국민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마치고 오후 8시 38분께 연설을 마쳤다. 야당과의 경쟁을 '범죄와의 전쟁'으로 규정지은 한 위원장의 이번 총선 기조와 선거 막판 열세를 뒤집기 위한 읍소전략이 합쳐진 듯한 상징적인 한 마디였다.

한 위원장의 짧은 연설 직후 무대로 몰려든 지지자들로 현장엔 잠시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당초 이날 '파이널 총력 유세' 이후로도 대학로, 을지로, 홍대 레드로드 등을 방문해 추가로 거리인사를 진행, 오후 11시 50분께 선거운동 종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일정들은 취소됐다. 국민의힘 측은 유세를 마친 한 위원장이 탈진 증세를 보였다며 건강상 이유로 취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선거 전 마지막 선거운동일인 이날 한 위원장은 민주당 측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여성혐오' 논란을 집중 공격했다. 오후 5시 30분께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찾은 한 위원장은 김 후보를 겨냥 "이 사람이 이런 논란이 다 벌어졌음에도 불구 의원이 돼서 우리를 대표하는 순간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낸 여성인권의 진전, 인권의 성취, 대한민국의 품격은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것"이라고 했다.

유세현장에선 선거 초반 한 위원장 본인이 경계령을 내렸던 '과도하게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역시 경의선숲길에서 연설을 한 함운경 마포을 후보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잡범", "잡놈"이라 칭하고 "잡놈들에게 우리가 진다면 정말 대한민국이 안 된다", "우리는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함 후보는 또 본인이 "왜 대통령 끌어내린다고 하나" 물었을 때 군중 속 누군가 '미친놈'이라고 답하자 "미친놈이다"라고 역시 욕설로 호응하기도 했다. 함 후보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증원 관련 대국민담화가 논란에 부쳐졌을 땐 윤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살리기' 청계광장 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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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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