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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삶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군사주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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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삶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군사주의'의 모습

[프레시안books]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

평화학자인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을 출간했다. 지난 10여 년 간 계속된 북한, 통일, 평화, 인권 등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한반도의 군사주의라는 주제로 발전됐다.

이 책은 필자인 서보혁 박사가 한반도 문제에 천착하면서 그것이 갖고 있는 이념적, 민족적, 체제적 특수성에 기반한 관점의 한계를 인식한 후, 보편적이고 비교학적 차원에서 한반도 사례를 적용한 비판적 평화연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 보여준 저자의 평화연구에 대한 애정이 바로 한반도를 둘러싼 핵심 문제, 즉 군사주의로 귀결된 것이다.

저자는 먼저 군사주의를 군사화와 구별하여 이해한다. 군사화는 전쟁의 유무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군사활동이나 군사정책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이다. 이에 반해 군사주의는 군사화에 의한 이데올로기, 태도, 정향, 관행, 그리고 상부구조와 관련된다.

군사주의는 군사화와 구별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군사화는 심층적인 차원의 군사주의 이념과 감각 구조에 의해 발전하며, 반대로 군사주의는 군사화라는 실체에 의해 보편화된다.

▲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 서보혁 지음, 박영사 펴냄. ⓒ박영사

이러한 개념적 논의를 토대로 서보혁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질문들과 해답을 함께 제시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군사주의가 추상적 개념 체계를 넘어 우리 삶 전반에 깊이 뿌리박힌 실체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군사주의는 넓게는 세계의 지배 구조나 국가의 운영과 관련하지만 좁게는 우리의 일상 세계 또는 생태적 환경까지 그 활동 영역을 구체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군사주의를 부추기는 주체가 국가라는 단일한 행위자로만 이해될 수 없으며, 오히려 일반 대중의 군사주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분석을 통해 군사주의를 보다 광범위하게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이 책은 총 다섯 부로 구성된다. 개념적 문제를 다룬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군사주의의 변천과정을 세계대전 시기, 냉전 시기, 세계화 시기의 군사주의로 나누어 개괄한다.

3부에서 저자는 군사주의가 군대와 정치경제, 노동, 젠더, 신체, 일상, 언론, 공간과 영토, 민족과 인종, 과학기술, 인도주의, 그리고 환경 분야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서 통용되고 작동하고 있음을 상세히 보여준다.

4부에서는 군사주의가 갖고 있는 복합적 차원에 대해 논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군사주의가 가져오는 군사화의 효과는 무엇일까? 마지막 5부에서 필자는 군사주의에 의한 군사화가 개인, 사회, 정치경제, 안보, 경제, 그리고 외교적 측면에서 작동하며 더 나아가 인도주의, 신자유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 책을 마무리한다.

사실 군사주의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저자도 언급한 바, 이미 전 세계의 수많은 학자들이 군사주의에 개념, 영역, 범위, 효과 등에 대한 방대한 연구들을 제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보혁의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군사주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한반도라는 맥락을 고려하여 군사주의를 논했다는 점에서 그 학술적 가치가 크다. 약 600쪽에 이르는 이 책은 군사주의를 탐구하려는 연구자들에게는 학술적 길잡이 될 것이고 일반 대중에게는 사고의 확장을 위한 좋은 안내가 될 것이다.

서보혁의 <군사주의: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을 통해 이제 한반도에서도 군사주의와 군사화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비판적 학술담론이 발전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본질 가운데 하나가 군사화와 군사주의에 있다는 점을 깨달아 지속가능한 평화를 모색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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