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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6400여 명 사직서 제출…1630명 근무지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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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6400여 명 사직서 제출…1630명 근무지 이탈

중수본, 전날 집계 결과 발표…중수본 "여러분 자리로 돌아가 달라" 호소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예고 대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수본 브리핑에서 "전날(19일) 밤 11시 기준 전체 전공의 1만3000여 명 중 95%가 근무하는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25% 수준인 1630명은 실제 근무지를 이탈했다. 다만 사직서는 전부 수리되지 않았다.

개별 병원 이탈 사례는 발표 않기로

근무지 이탈자는 상대적으로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에서 많았다. 다만 정부는 개별 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가 몇명 이탈했는지 등의 구체적인 집계 결과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박 차관은 "어떤 병원은 거의 98%에 이르는 사직서 제출이 있었지만 어디는 굉장히 저조하다"며 "그 적은 숫자가 공개되면 전공의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독려와 비판 등이 있을 것 같아서 (개별 병원 집계 결과 발표) 그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판단해 개별 기관 통계는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10시 기준으로는 중수본이 직접 현장을 점검한 10개 수련병원에서 1091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757명의 전공의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기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29명을 제외한 나머지 72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이날(20일) 중에도 50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중수본은 전공의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함에 따라 그로 인해 발생한 국민 피해 사례도 집계해 이를 적극 알렸다.

19일 저녁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로 접수된 피해 사례는 총 34건이었다. 수술 취소가 25건, 진료 예약 취소가 4건, 진료 거절이 3건, 입원 지연이 2건이었다.

박 차관은 "그중에는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도 휴직하였으나 갑작스럽게 입원이 지연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정부가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기로 한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 집단 행동에 대응해 중수본은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권역 전문응급의료센터의 수술 등 응급의료 행위와 응급의료 전문의의 진찰료 수가를 인상하고 경증환자 전원에 따른 회송 수가도 올려 대형병원 응급실 진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 발표다.

입원환자 비상진료정책지원금을 신설해 입원환자 진료 전문의에게도 추가 보상을 하겠다고 박 차관은 설명했다.

인턴이 필수 진료과 수련 중 응급실·중환자실에 투입되더라도 해당 기관을 필수진료과 수련으로 인정하는 등 수련 이수 기준을 완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인턴에게 보상을 강화하는 조치인 셈이다.

국방부도 이번 사태 대응에 나섰다. 국군수도병원 등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했다. 대상 병원은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국군수도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대전병원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과 △해군포항병원 △해군해양의료원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다.

"급격한 고령화…의대 증원 시급"

박 차관은 이번 사태가 본격화함에 따라 의다시금 의대 증원이 필요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수술 예약이 취소되는 등 진료 차질이 현실화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집단행동으로 인해 초래될 상황을 알면서도 정책 반대를 위해 환자의 곁을 떠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에게 "여러분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정말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 여러분의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다.

박 차관은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고령화를 겪는 우리나라는 의대 증원이 시급하다"며 "의사단체는 인구가 줄어 의사를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연 평균 증가율은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6%, 독일의 1.0%, 프랑스의 2.6%, 일본 2.2%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이용 수요가 큰 고령층이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그에 맞는 의대 증원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박 차관은 "65세 이상 1인당 입원 일수는 20대의 17.6배, 30대의 12.1배에 달한다"며 "2035년 65세 이상 인구수는 현재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그 결과 2035년의 입원 일수는 45%, 외래 일수는 1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부연했다.

고령화에 따라 의사도 늙어간다는 점 역시 의대 증원 이유로 꼽혔다.

박 차관은 "2035년의 20세 이상 의사 비중은 현재 대비 절반으로 줄고 65세 이상 의사 비중은 2배 수준으로 증가해 2035년에는 전체 의사의 30%가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숙련된 진료를 할 수 있는 40세 이상 65세 미만의 의사 비중도 점점 줄어 2035년이 지나면 현재의 절반 이하가 된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이처럼 수요는 급격히 늘고 공급은 줄어들기 때문에 지금의 인력으로는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2000명 증원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를 고려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의대 정원이 과거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박 차관은 "1980년대 서울대 의대는 당시 정원 260명이었으나 현재 135명이고 부산대는 당시 208명, 현재는 125명이며 경북대는 당시 196명, 현재는 110명으로 그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과거보다 교수 수가 훨씬 늘어나 지금 의대 교육 여건이 개선된 만큼 정원을 2000명 늘려도 현 교육 여건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박 차관은 주장했다.

박 차관은 "서울대 의과대학의 경우 1985년도에 비해 2023년 기준으로 기초교수는 2.5배, 임상교수는 3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수련의의 사직서 제출이 전국적으로 줄을 잇는 가운데 20일 오전 제주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인력부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가동을 알리는 안내문이 전광판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제주대병원에서는 전날 전공의와 수련의 95명 중 7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이날 무단결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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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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