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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손 내민 북한, 미국은 "모든 외교 노력 지지" 긍정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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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손 내민 북한, 미국은 "모든 외교 노력 지지" 긍정 반응

일본 관방장관, 김여정 담화에 "유의하고 있다"…납치자 문제 해결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어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까지 일본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일본은 유의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미국은 북한과 외교를 지지한다면서 북일 간 접촉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16일 일본 <지지통신>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방북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15일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랍치(납치)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리유(이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김 부부장의 주장과 관련, 통신은 하야시 장관이 "납치문제는 해결됐다는 북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노토 반도 지진에 대한 위문 전문을 발송한 데 이어 김여정 부부장까지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양측이 실무선에서 접촉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양측의 접촉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는 15일(현지시각) 일부 외신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모든 외교 노력을 지지한다"며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정박 부차관보는 "우리는 일본을 매우 강력하게 지지한다. 납치 문제는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다. 납치된 이들은 형제자매와 부모를 보지 못한 채 늙어 죽어가고 있는 만큼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일 수교 가능성에 대해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그간 러시아‧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의 대화와 외교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박 부차관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외교를 포기했는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우리는 북한과 미국이 더욱 '외교' 쪽으로 노선을 선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를 뺀 다른 어떤 종류의 외교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향도 드러냈다.

신문은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해 정박 부차관보가 "근본적으로 김 위원장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확장억제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로선 임박하거나 직접적인 공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지지 하에 북한과 일본이 접촉을 통한 관계 개선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최근까지 북한에 대화에 나오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실제 정박 부차관보는 지난 1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에서도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만을 발표했던 한국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당시 그는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거듭 분명히 밝혔듯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며 "상호 관심사에 대해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북한과 접촉은 고려해볼 수 있는 외교적 카드다. 납치자 문제 해결이라는 일본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최근 기시다 총리와 내각 지지율이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적으로도 북한의 제안에 호응할 여지가 있다. 북한과 관계개선을 통한 납치자 문제 해결이 정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납치자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측이 실무 접촉을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교도통신>을 비롯해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제스처가 한미일의 안보 협력에 균열을 내기 위한 전략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뉴스1=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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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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