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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박지현, 이준석 겨냥 "'집게손 논란' 편승 정치인, 지도자 자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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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혜영·박지현, 이준석 겨냥 "'집게손 논란' 편승 정치인, 지도자 자격없어"

넥슨 '집게손' 사태 국회 토론회…"기업의 잘못된 대응이 사태 키워"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선동으로 '집게손 억지 논란'을 일으킨 이들에게 편승하거나 침묵해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인에게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에 등장한 캐릭터의 손동작이 남성 비하 목적이라는 논란 끝에, 해당 장면을 그린 하청업체 소속 작화가가 남초 커뮤니티 등에 시달려 퇴사 의사까지 밝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 국회 토론회에서였다. 사실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다.

장 의원은 8일 '페미니즘 마녀사냥을 멈춰라! 온라인 집게손가락 억지 논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토론회에서 "사회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손 모양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그것을 빌미로 다른 시민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도록 내버려두는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볼 수 없다"며 "그런 일을 조장하고 편승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인 동력을 획득하는 정치인, 혹은 이런 일에 침묵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동력을 잃지 않으려는 정치인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저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전공이 영상이고 부전공이 게임 제작이다.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저의 애니과 친구들이 주먹 쥐고 손바닥 펴고 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 27개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을 정말 하나하나 그려가면서 피눈물 나게 연습해서 실력을 만드는 과정을 봤다"며 "그런 노력을 통해서 현업에서 활약하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집게손가락 마녀사냥'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우리 사회가 능력주의 사회라고 하는데 이런 억지 집게손가락 논란이 횡행하는 한 우리는 언제든지 정당하게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직접적 피해자뿐 아니라 게임업계는 물론이고 다수 상업 영역의 창작자들이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이 논란이 아무 근거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자기 검열을 내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 의원은 "우리가 이 억지 논란을 종식하지 못해 광범위한 창작 영역에 소비자주의를 내세운 이념적 마녀사냥이 고착화된다면 이것은 문화컨텐츠 산업 전반의 분위기를 위축시키고 또 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른 많은 나라가 페미니즘을 받아들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그 나라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착하고 좋은 나라라서가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밑바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도 "혐오 발언자에게는 용인되던 표현의 자유가 페미니스트 앞에서 사라진다. 지금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곧 블랙리스트가 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며 "합리적인 근거 없이 남성 혐오라며 특정 커뮤니티에서 괴롭히던 문화를 그대로 받아 키운 것은 정치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쓴 '이 일의 악질적인 점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그들만의 혐오 표현을 넣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는 글을 인용한 뒤 "이는 사건 자체를 왜곡하는 발언이다. 정치인이 앞장서서 가짜뉴스를 퍼트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사실관계가 바로잡힌 뒤에도 그 정치인은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혐오가 만연할수록 정치권의 책임을 되새겨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정치였다면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며 "반페미 정서를 이용해 자신의 몸집을 키워온 정치인들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이 언급한 이 의원 외에도 '집게손 억지 논란'에 편승한 정치인은 더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와의 온라인 토론에서 이번 집게손 논란에 대해 "볼 것도 없이 그냥 이것은 메갈 손가락"이라며 "프로모션 비디오는 한 땀 한 땀 손으로 그리는 비디오인데, 거기에서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동작이 나왔다. 그러면 의도된 바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그들이 이것(집게손)을 사용하는 의미는 한국 남성의 성기 이런 것을 거의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이(집게손) 표식이 불편하다고 주장하는 것 이상으로 가지 않는 것 같은데 왜 이 사람들이 혐오론자로 몰리나 하는 불안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집게손 마녀사냥에 동참한 이들을 오히려 '불편함', '불안'을 느낀 피해자로 묘사한 셈이다. 이에 금 의원은 "게이머가 몰린 것이 아니라 이런 표현(집게손) 하는 사람들이 혐오론자라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지난달 29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도를 가지고 어떤 창작물에, 납품을 하는 어떤 영상물에 그런(집게) 손 모양을 넣었으면 명백한 조롱"이라며 "나도 페미니스트지만 집게손은 극도로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헌·류호정·이준석 등 정치인들의 주장과 달리 '메이플스토리' 영상과 관련해 '집게손 억지 논란'에 휩싸인 원화 작가 '댓서'는 해당 장면을 그리지 않았고, 그럼에도 신상공개, 사이버불링 등 실제 피해를 입고 있다.

장 의원이 대독한 발언문에서 댓서는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위하고,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이다. 누군가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위가 아니다"라며 "나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계속 성평등을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해당 트윗(페미니즘을 그만 둔 적 없다. 은근슬쩍 페미 계속 하겠다)을 작성했다. 작업물로 누군가를 조롱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조롱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저들의 주장대로 제가 은근슬쩍 혐오 표현을 넣었다면 제가 작업한 그림에만 (집게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가 작업하지 않은 그림, 제가 입사하기도 전 그림에서 '혐오 표현을 발굴해 내고 있다. 이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금도 실재하지 않는 혐오 표현을 수정하느라 많은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 더 이상 논리에 맞지 않는 소수의 악성 민원에 귀 기울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 8일 국회에서 열린 '페미니즘 마녀사냥을 멈춰라! 온라인 집게손가락 억지 논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 토론회 참석자들.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집게손 억지 논란'에 대한 기업의 잘못된 대응이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페미니스트연구 웹진 Fwd' 연구자 이민주 씨는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2021년 GS25 광고물에서 촉발된 일련의 집게손 논란에 관한 '닷페이스' 인터뷰에서 집게손 음모론이 힘을 얻는 과정을 개소리(bullshit)의 담론 전략으로 분석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하고 있는 분석"이라며 "개소리 담론 전략은 일관된 논리가 없고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주장을 생산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이 이를 의미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전략은 팩트체크를 통해서도 힘을 잃지 않는다"며 "집게손 억지 논란은 음모론에 기초한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이를 보는 대중이 의심을 품게 만들고 누군가는 그런 억지가 그럴 듯하다고 인식하도록 만들어 사회적 공론장에서의 상식과 합의선을 흔든다는 점에서 위험하고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개소리의 담론 전략을 무력화하는 방법은 사회적 관심과 효능감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서 넥슨을 비롯한 다수 기업과 일부 정치인은 집게손 억지 논란을 수용하고 승인했다는 점에서 문제 확산에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류하경 변호사는 일부 기업이 '집게 손가락 억지 논란'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외려 불이익 처분을 한 데 대해 "기업이 노동자를 징계 또는 불이익 처분하려면 주관적 요건인 의도와 객관적 요건인 손해 인과관계가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한다"며 "집게손을 표시했다는 물리적인 사실만을 들어서 그 표시 또는 관련 노동자를 비난하는 외부 여론이 있다고 해서 이를 이유로 사용자가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민법과 형법상 사용자는 피용자에 대한 보호 의무가 있다. 우리 대법원은 사용자가 이를 게을리 하는 경우에는 사용자, 회사, 법인이 피용자, 즉 노동자에게 부작위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도 "('집게손 억지 논란'에 동조하는) 유저들이 점점 특정 사이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략을 짤지, 대응할지 논의하면서 집단적 테러를 자행하다 보니까 게임회사도 법을 지키지 못 하면서까지도 직원과 노동자를 내팽개치는 사태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피해자와 우리가 함께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든다"며 "우리가 저들보다 더 많이 용기 내서 잘못 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지 않겠나.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해 그들이 누구를 공격해야 할지 모르게 하는 것이 피해자와 고통을 분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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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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