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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분노와 복수 효과 없어"… 9.11 테러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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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분노와 복수 효과 없어"… 9.11 테러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자제 촉구

여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 바이든 대통령에 서한 보내 우려 표명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난민촌을 공습하는 등 공격 강도를 높이면서 사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을 비롯해 여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현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은 샌더스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피터 웰치,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 등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과 점령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의원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해 지지하면서도 '인도주의적 피해 가능성'과 이스라엘 군대의 대규모 지상 침공 이후 벌어질 수 있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이스라엘의 침공은 어려운 전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많은 민간인이 살고 있는 밀집된 도시에서 고착하된 하마스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라며 "하마스는 인간 방패와 광범위한 터널망을 계속 사용할 것이며 반군 전술에 의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면 분쟁이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적으로 여기는 민간인들과 게릴라전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는 두 학자의 글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의 작전이 설사 승리로 끝난다고 해도 이후 불안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적 통제권을 확립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 그 시점 이후 얼마나 많은 '불안정한 활동'을 예상하고 있는지, 작전의 성공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등을 거론하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했다"고 매체는 밝혔다.

상원의원들은 "식량, 물, 의약품 및 연료에 대한 이스라엘의 포위 공격으로 더욱 가속화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인도적 지원을 받을 것인지, 미국의 자금 지원이 위기를 완화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폭력이 멈추면 국제사회가 가자와 팔레스타인 나머지 지역에서 인도적 소요 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묻기도 했다.

이들은 "몇 달 전에만 해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가자 지구의 거리에서 시위하는 하마스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에 저항했다"며 "평화와 정당한 정치적 대표, 활기찬 경제 등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이 계속되는 위기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서한을 보낸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가자의 상황은 재앙적"이라며 "의회와 정부, 전 세계는 반드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금 당장 국제사회와 함께 (전쟁의) '인도주의적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끊이지 않는 갈등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려면 이 지역의 정치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전쟁 이전부터 가자지구의 생활 환경은 "매우 끔찍하고 비인간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 주민들의 80%가 빈곤층이고 3분의 2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는 수시로 끊기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드나드는 사람 수와 물품 종류를 심각하게 제한하면서, 가자는 대부분 세상과 단절되어 '노천 감옥'이라고 표현된다"라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유와 존엄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있었던) 7일 이전의 가자지구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가자지구의 경우 하마스가 권위적 방법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고, 이스라엘의 경우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정부가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정착을 추진했다며 양측 모두 현 국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에 경악하고 분노한 것에 "이해할만한 일"이라면서도 "분노와 복수는 종종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지 못한다. 9월 11일(뉴욕 테러)에 대한 미국의 대응인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의 침공은 모든 나라가 배워야 하는 경고"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과잉반응은 종종 나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며 "가자지구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살해한다고 해서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무고한 이스라엘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되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어떤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도 자신들을 방어할 권리가 있고, 자신들을 공격했던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스라엘에게는 가자지구에서 수천명의 무고한 남성들과 여성들 그리고 어린이들을 살해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간인이 고향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분명한 약속, 두 국가 해결책을 진전시키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평화회담을 열겠다는 약속,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분할 합병을 포기한다는 약속, 팔레스타인 통치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 등이 있어야 한다며 "매년 이스라엘에 38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하고 있는 미국은 바로 이러한 것들이 연대의 조건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하마스의 통치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경제를 지속할 수 있는 이동 및 접근의 자유가 있는 그들만의 국가가 필요하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도부를 선출하고 자신들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민주사회"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이렇게 하려면 미국과 국제사회의 일치된 지지가 필요하며, 두 국가로 이루어진 해결책에 대한 우리의 정치적 약속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국민, 이스라엘 국민들을 위해서도 증오와 폭력의 순환을 종식시키고, 모두가 평화와 안전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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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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