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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 '색출' 험악한 당 분위기 속 장고 거듭하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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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 '색출' 험악한 당 분위기 속 장고 거듭하는 이재명

정청래 "가결파 외상값 받아내야", 최재성 "부적절한 발언, 여론에 악영향"

더불어민주당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판단 이후에도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으로 뒤숭숭한 연휴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색출이냐 통합이냐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모양새다. 친명(親이재명)계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공개 주장하는 반면, 비명(非이재명)계와 당내 온건파는 이 대표에게 중도층 전략 차원에서 포용의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하나된 그 힘으로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낸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단식 중단 후 건강을 회복 중인 이 대표가 당무에 완전히 복귀하기 전까지 판단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당 내에서 '가결파 색출'에 앞장서고 있는 이는 단연 정청래 최고위원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다음 날인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결 투표를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이어 가결파를 향해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징계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재명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은 참회하고 속죄해야 한다"며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고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최고위원은 연휴 중에도 연거푸 자신의 페이스북에 '퉁치고 합? 퉁합과 통합은 다르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등 발언을 쏟아내며 비명계 솎아내기를 촉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당 지도부는 가결 투표가 해당행위라는 데 대해선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상황이다. 최고위원 대다수가 강성 친명계 의원들인 데다가, 가결 사태 이후 새로 선출된 홍익표 원내대표 또한 지난 26일 "일부 당원, 지지층에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가결자 색출'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일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가 이렇게 얘기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정청래 의원은 그냥 개인 의원이 아니라 친명 지도부고 수석 최고위원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전 정무수석은 "민주당이 저렇게 무자비하게 해? 무자비하게 죽여? 이런 것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외상값 갚는다는 표현 자체도 적절치 않지만 민주당으로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무기명 비밀투표였는데 가결표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서 징계하겠다는 건 불가능하고 당론으로 (부결투표 방침을) 정하지도 않았다"며 "(징계하면) 파장이 더 커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지난 27일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반명 의원들을 색출해서 징계한다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통합의 정치로 당을 단결시키고 강한 민주당을 만들어서 윤석열 폭정과 투쟁하는 그런 민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 발 나아가서 윤석열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 반윤, 범진보 세력의 단결을 해 나가야 된다"고 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하다(설훈)"거나 "이번에 (동의안을) 가결한 의원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이원욱)"며 가결 투표가 명분 있는 행위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내 가결파 색출 흐름에 대해 "자기주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독재(김종민)"라고 보고, 나아가 "이 대표가 강성팬덤과 절연해야 중도층을 견인하는 리더십으로 총선도 대선도 이길 수 있다(이원욱)"고 조언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당 안에서 '색출', '숙청' 등 과격한 단어가 거론되며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이 대표는 연휴 첫날인 지난 28일 "하나 된 힘으로 무능한 정권에 맞서고 국민의 삶을 구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한 친명계 최고위원은 2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이 대표가 나서서 관련 메시지를 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직접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어 "최고위에서 결정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법원 판단 직후 추석 명절이 있어서 이와 관련해서 최고위원들이 모여 따로 논의를 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했다.

'무기명 투표였기 때문에 가결파를 색출하는 이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평소 의원총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해왔던 발언이 있기 때문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윤리심판원 회부 등 여러 (징계)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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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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