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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 러시아에 미사일 기술 내놓으라고 조르러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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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 러시아에 미사일 기술 내놓으라고 조르러 가는 것"

북중러 군사 협력에 "북한에 남는 장사 아냐" 회의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 향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기술을 얻기 위해 이번 방문을 결정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방러 수행 명단에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등이 포함됐다면서 "그들이 수행한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푸틴을 만나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최첨단 군사기술을 제공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첨단 기술 중 "특히 리병철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기술을 받아내려고 지금 가는 걸로 보인다"며 "그동안 정찰위성 발사를 두 번이나 실패했는데 정찰위성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똑같은 기술이다. 세 번째까지 실패할 수 없다는 굳은 결의를 가지고 이번에 가서 (러시아에 기술을 이전해달라고) 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첨단 미사일 기술, 예를 들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또는 정찰 위성에서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기술, 장비 등을 (러시아가 북한에) 주는 경우에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를 여러 번 했다"며 "그런데 푸틴이 그걸 그렇게 쉽게 (북한에) 주면 미국은 태평양 쪽에서 압박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쪽에서 밀고 들어갈 거고 그러면 러시아로서는 전선이 2개가 생기는 셈이라서 (기술 이전을 두고 북한과) 실랑이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병철 부위원장과 박정천 부장 등이 수행원으로 포함된 배경에 "실무자들끼리도 지금 졸라야 할 일이 있다는"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정 전 장관은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일(북한식 표현 '전승절')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에 방문했을 때 재래식 무기 이전 문제는 마무리된 것 같다면서, 러시아가 그에 대한 급부로 미사일 기술보다는 석유와 식량, 북한 노동자 유입 등을 내밀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최근 쌀농사가 잘 안 되면서 식량 문제가 복잡해져서 쌀에 대한 대체 작물로 보리와 밀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밀, 석유 수출을 못하고 있다"며 "그러니까 그걸(밀과 석유) 북한에 주고 대신 무기 가져가고, 또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에 노동자 파견해서 외화도 벌고"라고 말했다.

북한의 노동자 파견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 저촉되는 사항임에도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정 전 장관은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인데"라며 "유엔 대북제재가 실질적으로 힘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12일(현지시각)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북한과 필요시 유엔 제재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하면서 실제 양측 간 노동자 파견을 비롯한 제재를 넘어서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정 전 장관은 "리병철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실무자들과 협상을 통해 끝까지 그걸(미사일 기술) 받아내려고 애를 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비공개 협상 내지는 이면 합의 같은 걸 통해 그걸(미사일 기술) 주기로 하고 밖에 소문 안 내는 그런 어떤 방법을 찾으려고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이번 방러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북중러 간 연합 훈련 성사 가능성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중국이나 러시아로서는 북한을 끌어들여서 한미일의 삼각 연대가 중국, 러시아를 압박해 들어오는 걸 상쇄하거나 돌파하려고 하겠지만 북한으로서는 그렇게까지 끼어들어가지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압박이 더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건 남는 장사가 아니다"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북한으로서는 (중국, 러시아와) 삼각 동맹을 조성하는 것보다 양쪽에서 받아낼 것만 받아내면 되는 것"이라며 "과거에 북한의 대중, 대소 외교는 그런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을 출발해 12일 북러 간 국경을 넘어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러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외에 최선희 외무상, 오수용 당 비서, 박태성 당 비서,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박훈 내각부총리,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등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환송장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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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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