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무능과 실정을 감추기 위해서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이념 전쟁을 선동하기 위해서 독립 전쟁 영웅을 부관참시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최근 홍범도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고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맞대응한 것이다.
이 대표는 29일 강원도 원주에서 1박2일간의 민주당 워크숍을 마친 뒤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했다. 사전에 없던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이념' 발언에 대한 즉각적 대응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에 대해 "대한민국 역사와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지 못할 매국 행위"라며 "지금 즉시 철회하고 홍범도 장군에 대한, 또 독립운동과 다음에 독립 전쟁에 대한 훼손을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은 우리 국민 모두가 기억하는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이끌어낸 전쟁 영웅"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이 훈장을 수여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해군의 홍범도함을 명명해서 홍범도 장군을 기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 독립 또는 대한 해방을 보지 못하고 2년 전에 이국 땅에서 쓸쓸히 스러져 가신 홍범도 장군을 우리 문재인 정부에서 2년 전에 겨우 유해를 모셔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책략을 도모하기 위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제거하고 서훈에 대해서 조사한다고 하는 이 황당무계한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참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홍범도 등 광복전쟁영웅 흉상 철거는 국민 편가르기, 이념전쟁용 부관참시, 매국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에도 흉상 이전 시도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반민족적 폭거"라고 규정하고는 "박근혜 정권 때 국정 교과서 논란이 생각난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나"라고 정부의 이념 논쟁 촉발 시도를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은 지금까지 홍범도 장군 문제와 관련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 없다"며 흉상 이전이 윤 대통령 뜻과 무관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편 전날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겨냥해 '1+1은 100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비유한 데 대해서는 "이 말이 얼마나 지금 있을 수 없는 얘기인가는 우리 국민들께서 상식을 가지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 통합을 도모하진 못할망정 끊임없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그를 통해서 국익보다는, 국민의 삶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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