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소재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흉기로 찌른 후 도주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면식범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최근 이어지는 무차별 흉기난동과는 다른 성격의 범죄로 파악했다.
대전 대덕경찰서 측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20대 후반의 남성 용의자 A 씨를 사건 발생 2시간 20여분 만인 이날 낮 12시 20분께에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면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무차별 흉기난동 범죄와는 다른 성격의 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피해 교사와 사제지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A 씨는) 다른 학교 졸업생으로 추정"된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실제 사제지간이었는지는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9시께 학교 정문에 도착한 후 자신이 해당 학교 졸업생이며 '은사를 만나러 왔다'고 말해 교내로 진입했다. 당시 A 씨는 별도의 신분 확인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학교로 진입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그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물어 피해 교사의 소재를 파악했고, 피해 교사 B 씨가 수업 중인 교실 밖에서 B 씨를 기다리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범행 직후 학교에서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가 탄 택시 등을 추적, 사건 발생 2시간 20여분 만에 A 씨 주거지 인근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A 씨는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았으나, 경찰에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A 씨의 가방에서 범행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피해자 B 씨의 혈흔이 묻은 옷을 발견하고 압수했다. 경찰은 살인 미수 및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피습 당한 교사는 사건 직후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긴급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8일 발생한 '서이초 사태'에 이어 이번 사태로 또 다시 교사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교육계는 교사 안전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학교는 외부인의 침입과 공격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라며 "교문 입구에서 학교 지킴이가 방문자를 점검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받지만, 방문자가 허위 정보를 기록하고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제지할 방안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그간 학교 구성원 안전 보장을 위해 '학교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유럽이나 북미권 등 일부 국가에선 학교에 경찰들을 배치하고 교문은 폐문, 인터폰 등을 활용해 방문 목적을 확인한 때에만 교문을 개방하고 있다.
노조는 "교문을 무분별하게 개방하기 전에 학교 구성원들의 안전부터 확보할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라며 △외부인의 학교 방문 시 사전예약제 적용 △불시 방문인에 대한 주거침입죄 적용 △출입로 통제, 자동 잠금 장치 설치, 경찰관 및 보안관 배치 등 방문객 확인 절차 강화 등을 교육부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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