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이라며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북한이 남한의 언행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 부부장이 12일 '한국당국은 주권침해도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나는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무인기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며 "나는 이를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10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1500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 축사를 가진 정동영 장관은 "이 자리를 빌려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완곡한 사과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표명같은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령공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라고 후속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다시금 명백히 하지만 우리는 반공화국무인기침입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우리가 문제시하는것은 우리 국가의 령공을 무단침범하는 중대주권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였다는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것임을 예고해둔다. 여러가지 대응공격안들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며 "한국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짓들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것이라는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당시 연설에서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한 '9·19 군사합의'가 하루빨리 복원되어야 한다"며 "'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는 지금 당장이라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9.19 합의의 복원을 재발방지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 사건은 앞서 지난달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월 4일과 지난해 9월 남한의 무인기가 북한에 침투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대변인 발표에 대해 국방부는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했고, 1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군경 합동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1일 김여정 부부장은 본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이번 무인기 침입 사건에 대해 한국 국방부가 10일 군의 작전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민간 영역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입장 발표에 유의한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달 13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의 담화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이후 북한이 (추가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조치를 지켜본다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14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사람에 따라서는 이것이 남북관계(진전)의 무슨 계기가 된다는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가 일하는 입장에서 거기까지 가 있지는 않다"면서 통일부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위 실장은 "북한이 전에 우리한테 무인기를 보낸 경우도 있다. 청와대, 용산에 온 것도 있고 많이 있다. 그것 또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면서 "균형된 입장에 따라 서로 교신할 게 있으면 하고 짚을 게 있으면 짚고…"라고 말해 남한 민간인이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낸 것에 대해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런데 해당 무인기가 윤석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민간인이 설립한 업체였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들과 윤석열 정부 당시 정보사령부의 지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이에 경찰이 정보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고 사실상 민간인의 범죄 성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 장관의 유감 표명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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