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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안 먹으려 해 물부족"…'잼버리 부실운영'에 '변명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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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안 먹으려 해 물부족"…'잼버리 부실운영'에 '변명 퍼레이드'

정부·여당·지자체 변명 일색…"정쟁으로 변질 안 돼", "계란 일부 곰팡이 외 문제없어"

'부실 운영' 비판을 받고 있는 세계 잼버리 대회에 대해, 정부·여당이나 지방자치단체 모두 책임론이 제기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이나 시민단체의 비판을 '정쟁'으로 몰아붙이거나, 이미 드러난 문제를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광경까지 연출됐다. 식수 부족 지적에 참가자들이 수돗물을 먹지 않으려 해 그렇다며 청소년들을 탓하거나, 운영 미숙 지적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자원봉사자 탓을 하는 등 '남 탓'도 이어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가 성공 기원하는 행사"라며 " 그런데 벌써 일각에서 새만금 행사를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양평고속도로가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이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거리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 잼버리 현장을 빠르게 개선하고 스카우트 대원 모두가 건강하게 귀국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점검하고 챙겨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따지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은 우리와 다른 참여국가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칫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새만금 잼버리 현장 열악한 환경 우려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는 있으나 무리한 주장으로 혼란을 부추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전북에서 모처럼 세계적인 행사가 개최된 만큼 시작의 혼란을 극복하고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좋은 기억 더 많이 안고 돌아가는 멋진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힘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원내대표는 보수진영 일각에서 때아닌 '잼버리 부실 운영 여성가족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초기 혼선을 정리하고 멋지게 이 행사를 잘 치러 대한민국의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데 방점이 있는 것"이라며 "어느 부처에 책임이 있고 그 부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나중에 따져도 늦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정부·여당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안전관리 긴급대책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원내대표는 "안전한 대회 운용을 위해 전 정부의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 전기공급용량 증설 △ 쿨링텐트·버스 신규 보급 △ 추가 의료 인력·물자 투입 △ 남은 행사에 최고 수준 안전대책 수립 △ 식사·위생 인력 물자 확충 등 대책을 발표했다.

박구용 국무조정실 1차관은 '날씨나 지리적 환경으로 인한 문제는 예상 가능한 것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몇 년 전 설계할 때는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최근 (잼버리) 조직위원회 운영 매뉴얼상에는 고려한 것 같다"며 "더 충분히 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박 차관은 '식사의 질이 열악하다'는 질문에는 "배식을 적시에 못해 지연되고 밤 늦게 도착하다 보니 야영하는 분들이 간식 같은 것을 제대로 못 받아 불편한 것이 큰 문제였다"며 "소위 말하는 음식의 부패 문제는 일부 곰팡이 있는 계란이 배급된 것 외에 나머지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지사 "조직위에 장관 세 명…전라북도는 지원하는 입장"

잼버리 대회 주관·후원 지방자치단체인 전라북도의 김관영 도지사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잼버리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해 "조직위에 대한민국 정부 장관 세 명이 들어가 있다"며 "조직위 파견 직원이 약 13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사무국에서 지원해 달라고 하면 전라북도는 지원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폭염 대비 시설을 충분히 갖췄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김 지사는 "나름대로는 갖춘다고 많이 갖췄다"며 "워낙 폭염이 심하다 보니 기존에 있는 시설로 편안하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잼버리를 중단하거나 장소를 새만금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는 "화장실 문제라든가 여러 이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는 설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대회를 중단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김 지사는 "약 8000명의 봉사하는 성인 스카우터들이 있다"며 "이분들이 아무래도 초반에는 굉장히 서투르고 조직화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상당히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봉사자들을 지목했다.

물 공급 부족 지적에 대해 김 지사는 "세계스카우트연맹 기준에 물은 1급수를 지원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게 저희가 충분히 공급했다"며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물을 안 먹으려고 그런다. 별도 물병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약간 갭(gap. 차이)이 나서 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화장실이 더럽다, 불이 안 들어온다'는 지적에는 "400개 정도 운영되다 보면 가끔 그런 데가 있을 수도 있다"며 "곧바로 시설보수가 돼야 되는데 지연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화장실 청소 인력을 70명 정도 배치했는데 오늘부터는 350명으로 늘려 1시간에 한 번씩 점검하고 계속 청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지급된 계란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지적에는 "곰팡이 계란은 1만 9000개 중에 7개가 발견됐다"며 "더 이상 절대로 발생돼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식약처에도 검수를 철저하게 하고 관리하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전북소방본부가 잼버리 개영식 중단을 요구했는데도 조직위가 거부했다'는 보도의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김 지사는 "행사 중간에 실신한 사람이 있어서 소방에서 강하게 대응을 요구한 것 같다"며 "종합상황실에서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4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현장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행사를 중단했을 시에 발생될 수 있는 추가적인 소요 사태, 또 어려움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행사를 최대한 단축시켜 마무리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대통령 부부 참석과 개영식 강행 사이에는 관련이 없나'는 질문이 이어지자 김 지사는 "그것까지는 제가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박광온 "대비 부족 지적 이미 나왔는데…개영식 강행 대통령실 관여 의혹도 밝혀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잼버리 대회에 대해 "대회기간 축소, 나아가 중단할지도 비상하게 검토해 대응하기 바란다"며 "6년의 준비, 막대한 예산 투입, 국가 체면 등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겠지만 청소년들의 건강 최우선 삼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AP>는 예측할 수 있었던 피해라고 했다. 우리 당 이원택 의원과 정치권, 언론은 이미 지난해 침수 피해 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소방당국의 중단 요청에도 개영식 행사가 계속 진행된 것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당시 대통령 부부도 참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관여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다. 조직위는 대통령실 요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명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청소년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고 신속한 응급의료체계 대응, 모든 부처 비상협력체계 구축 등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며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일어난 많은 참사의 뼈아픈 교훈을 제발 잊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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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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