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이른바 '태영호 녹취록' 사태와 관련, 대통령실의 공천·당무개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태영호 최고위원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국민 너무 우습게 보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 전 의원은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태 의원 말이나 이 수석 말을 믿지 못하겠다. 저는 사실일 것 같다"며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한테 '다음 총선에 공천 누가 하냐' 물어보면 아마 대다수가 '윤석열 대통령이 한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지배하는 사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정무수석은 대통령 비서인데, (당) 최고위원이 비서한테 인사를 하러 대통령실에 자기 발로 찾아간다? 그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갔겠나", "그렇게 갔는데 그(공천)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태 의원이 어떤 분인가. 제주 4.3 사건에 대해, 김구 선생에 대해, 그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 북한에서 배운 역사관을 자기 소신이라고 소신을 안 굽힌 사람"이라며 "그런데 이 녹취록은 바로 '거짓말이다'라고 한다. 국민 너무 우습게 보지 말라"고 질타했다.
'태영호 녹취록' 관련 대통령실의 대응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이게(태영호 녹취록) 사실이라면 엄청난 불법행위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지금 아마 발칵 뒤집혀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태영호 의원이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언젠가 사실을 말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에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 구속시켜 징역형 살게 한 바로 그 문제다. 윤 대통령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당 윤리위가 진짜 이번에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 한다"며 "거짓말을 한 태영호 의원만 징계를 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버리면 굉장히 큰 문제를 남기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광훈 목사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방미 기간 민주노총 세력을 막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대응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가만히 있다"며 "당은 그런 일 없다고 하는데 당이 뭘 아나. 대통령실에서 전화했는지 안 했는지 당이 어떻게 아나"라고 했다. 이어 "그 부분은 대통령실이 전 목사를 바로 고발을 해야 한다. 대통령실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전 목사 간 통화가) 사실이라면 그건 관련 문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당이 전 목사 같은 사람한테 끌려다니고, 심지어 대통령실까지 걸고 넘어가는데 진작 절단했어야 할 문제를 질질 끌려다니고, (전 목사가) 전당대회 개입까지 하고 이러니까 이렇게 됐다. 황교안 대표 시절부터 극우단체, 유튜버들한테 끌려다니다 당이 이렇게 됐다"며 "정말 이건 각오를 갖고 완전히 잘라내지 않으면 당이 문제가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기현 지도부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이대로 가면 이 지도부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며 "김재원, 태영호, 조수진 이 세 사람의 실언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징계를 하면 당 지도부가 텅텅 빌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께서 당 우두머리가 윤 대통령이라고 본다. 당 지도부를 국민들께서 쳐다보지 않는다"며 지금 대통령 지지도가 30이라는 숫자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그 지지도로 총선을 치른다? 그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당이 이렇게 된 데는 대통령 책임이 제일 크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이 대표는 저도 비판 많이 하고, 문제 많고, 당장 민주당 대표 그만둬야 할 사람"이라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정부) 출범 1년이 됐는데 야당 대표 만나야 한다. 이 대표의 사법적인 문제는 검찰과 법원이 할 문제고 이 대표는 제1당의 당원과 국민들이 뽑은 당 대표니까 대화 상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연설할 때 기립 박수를 수십 번 받고 아주 환대하고 분위기 좋게 하는 걸 보고 '윤 대통령께서 우리 대한민국 국회에서 저런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어떠냐. 바이든하고 기시다한테 그렇게 웃고 부드럽게 하듯이 우리 국회에 또 언론에 그렇게 하면 어떠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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