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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 할머니들 "95살 먹고 억울하긴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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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 할머니들 "95살 먹고 억울하긴 이번이 처음"

시국선언문 발표 "윤 정부, 피해자 불우이웃 취급하며 모욕감 안기는 2차 가해 자행"

한국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대법원 배상 판결 이행에 피고인 일본 기업은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는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95살이나 먹어서 (이렇게) 억울할 때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윤석열은 한국사람인가, 어느 나라서 온 사람인지 모르겠다. 무슨 놈의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 한다하나"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인 6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 재단'(이하 재단)에 민간으로부터 자발적으로 기부를 받아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대법원 판결금을 대신 변제한다는 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양금덕 할머니는 "그런 돈 굴러 죽어도 안 받아. 왜 그런 돈을 받아. 내가 우리나라에서 고생했대 일본가서 고생했대"라며 "윤석열 말은 다 내던져버리고 우리끼리 힘 합해서 나라 이끌어 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김성주 할머니도 이날 시국선언에 참석해 "일본 사람들은 양심이 있으면 말을 해보라. 우리를 데리고 갈 때는 중학교, 고등학교 다 공부도 하고 일하면 돈도 준다고 꼬셔서 데리고 가서 평생 골병이 들게 이렇게 만들어놓고 지금은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우리는 어디다 대고 하소연을 해야 하나"라고 따졌다.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가 강제동원 정부 해법을 규탄하고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할머니는 "옛날 몇 십 년을 그렇게 기죽고 살아왔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나"라며 "지진이 일어나서 가옥이 무너져 버렸는데 친구들 몇 명이 죽고 우리도 골병들어서 이렇게 됐다. 한 달 약값만 해도 몇 십만 원이 들어간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33년동안 우리를 위해 고생하신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역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일본은 우리에게 사죄도 안하고 자기들이 반성해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고 조금도 우리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한 마디 하면 우리도 용서하겠는데 그런 말 한 마디 없고 우리를 골병들게 했다"며 "생각할수록 눈물이 난다"고 한탄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 입장문에 대해 "국가는 굴종을 하고 국민은 굴욕을 느끼고 피해자 국민은 모욕을 느낀다"며 "피해자의 동의없는 제3자 변제 법률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여기계신 피해자분들이 싫다고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합의를 했지만 그것은 국가 간에 합의를 한 것인지 민간인의 불법 피해 배상 합의한 거 당연히 아니다"라며 "그 명백한 사실을 대법원이 확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 위안부 잘못된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 받았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정부는 해법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만든 것"이라며 "민주당은 윤 정부의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반국가적인 야합에 대해 일방적 선언에 대해서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의 아픔을 다시 짓밟으며,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며 "인권을 유린당한 일제 피해자들을 불우이웃 취급하며 모욕감을 안기는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처럼 본말이 전도된 백기투항 망국적 외교참사가 있었던가. 윤석열 정부에게 국민은 누구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이번 해법은 일본 우익과 일본 정부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꼴이 됐다.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보다 못한 퇴행이요, 최소한의 국가의 역할조차 방기한 대참극"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굴욕적 해법이 검찰출신 대통령과 검찰출신들이 장악한 행정부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며 "입만 열면 '법대로'를 외치고 자의적 법의 잣대로 무고한 시민들을 겁박하고 탄압하는 자들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을 위반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빌미로 일제가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꼬집었다.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및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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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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