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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총파업, 철도노조의 호소…"철도를 이용하는 시민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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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총파업, 철도노조의 호소…"철도를 이용하는 시민 여러분"

올해에만 4명 노동 중 사망…"철도 안전 파괴할 인력감축, 민영화 정책 중단하라"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지난 11월 5일 오봉역에서 입환 작업 중인 조합원 한 분이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다음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하며 시민들에게 파업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2019년 4조 2교대로의 전환 인력 충원을 위해 파업에 나선 이후 약 3년만의 철도 파업이다.

철도노조는 22일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의 안전을 파괴할 인력감축과 철도민영화 정책을 중단하라"며 오는 24일 준법투쟁에 돌입하고 내달 2일에는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철도를 이용할 시민들을 향해 파업의 불가피성을 양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지난 수 개월간 대화와 교섭을 통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지만, 정부와 철도공사 그 누구도 책임 있게 들으려고도, 행동하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예정된 총파업으로 승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준법투쟁은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련 법률을 준수하며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인호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노조 준법투쟁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안전 인력감축과 철도민영화 정책 중단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배경에는 동료 철도노동자의 죽음이 있다. 올해만 코레일에서 4명의 철도노동자가 일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일에는 오봉역에서 입환작업(열차를 이동·연결하는 작업)을 담당하던 철도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들은 오봉역 사망사고의 배경에 교대 근무 인력 부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그동안 철도노조는 인력이 부족하다, 작업환경이 열악하다, 사고 위험이 크다며 수차례 경고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예산을 핑계로, 철도공사는 권한이 없다는 핑계로 번번이 노조의 요구를 묵살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올해 발생한 4건의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국토부의 대책은 무엇이냐"며 "작업자 과실로 몰아 처벌하고 징계하면 사건을 정리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사고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과 인력의 반영 없는 탁상행정으로는 이 비참한 죽음을 행렬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코레일의 안전 인력을 삭감했다. 지난 2년간 코레일이 '철도안전강화'를 위해 86명의 안전인력 증원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 중 736명을 삭감하고 125명의 충원만을 승인했다. (관련기사 : [단독] 철도 안전 인력 증원 요청 무더기 삭감한 정부)

또한 공공기관 인력을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부는 코레일의 필수·안전인력은 증원이 아니라 도리어 감축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잇따른 안전사고로 인해 필수 안전 인력은 감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정부가 공언했으나, 정작 TF는 필수 인력을 감축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단독] 정부 "안전인력 감축 없다"더니…코레일 안전인력 784명 감축 검토)

철도노조는 "이 와중에 정부는 철도공사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또다시 엄포를 놓고 있다"며 "무려 1000여명이 넘는 정원을 줄여 가뜩이나 부족한 현장인력을 줄이고 시민과 열차의 안전에 필수적인 안전인력을 외주화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부를 향해서는 민영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토부는 한 술 더 떠 사고를 빌미로 철도를 민영화 할 계획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정부와 철도공사를 믿고 목숨을 걸고 일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박인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 와중에 기획재정부는 철도공사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또다시 엄포를 놓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부터 차량정비 민간 개방 및 시설유지보수와 관제권을 국가철도공단으로 이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철도의 안전을 파괴할 인력감축과 철도민영화 정책을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노조 준법투쟁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철도노조는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불평등한 임금체계 개선과 철도민영화 정책 중단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한편, 철도노조는 전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철도노조를 향해 "2시간 반 일하고 이틀쉰다", "노조가 몇년 지나도록 자동 (입환으로의) 전환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비판을 쏟아낸 데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이틀을 쉰다'는 발언이 만약 철도공사가 운영 중인 교대근무 순환주기상의 비번일과 휴일을 뜻하는 것이라면 표현이 참으로 악의적일뿐더러 장관이 야간근무 후 비번일에 대한 개념도 없다는 의미"라며 "오봉역의 야간 입환작업 등은 신체·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작업으로 운영내규에 따라 수행되고 있음에도 장관이 앞뒤 맥락 없이 인력 타량만 하는 집단으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동 입환 방식을 노조가 막았다는 원 장관의 주장에도 "단언컨대 노조는 선로전환기 자동화를 반대한 바 없다"며 "도대체 누가 자신과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현장을 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발 지금이라도 선로전환기를 자동화하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도리어 강조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코레일 감찰은 국토부 장관의 권한이지만, 혐오와 편견으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조합 혐오에서 출발해 편견으로 구성되는 대책은 시민의 안전, 철도의 안전을 결코 보장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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