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80분간 방송 생중계로 진행했던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두고 야당에서는 "한가한 정치쇼"라고 맹비난이 나왔다. 여당에서조차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며 평이 일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진태발 자금 경색 대책을 내놔야지 무슨 LTV 얘기를 하고 있나"라면서 "지금 불안에 잠긴 국민들이 보기엔 너무 한가해 보이지 않았나. 비상하지 않고 한가해 보이면 비상회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큰 현안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것, 그 다음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여러 기업들이 도산할 가능성"이라며 "이걸 하나의 주제로 놓고 토론해 대책, 결론을 내려야지 어제는 각 부처별로 보고한 것", "저런 것을 ('비상회의'가 아니라) '보고회'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우 전 비대위원장은 "평소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면 대한민국 큰일 난다"면서 "이렇게 경제를 모르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니 오히려 걱정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취임 후 6개월 됐는데 이제 열 번째 겨우 했다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고 대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국민이 안심할 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2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대해 "회의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비상이라고 하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장밋빛만 보여주는 그런 회의를 지금 국민들이 듣고 싶었을까"라면서 "국민들이 듣고 싶고 아쉽고 가려운 데를 처방해주는 회의가 아니고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한 것이다. 그런 회의는 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비판적 평가가 나왔다. 홍석준 의원도 이날 <시선집중>에 나와 "부동산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빼고는 아무래도 국민 실생활에 확 와닿는 그런 부분은 부족한 면은 있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다만 종합적 평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민 경제에 대한 절박함이 묻어나고 또 일부 국민들이 굉장히 지금 현재 궁금해 하는 부동산이라든지 실생활에 관계되는 분야도 언급을 한 것 같아서 일단은 부족한 감은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채권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우 전 비대위원장은 "이 사람 제 정신 아니다. 경제도 모르고 지금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고 베트남에 가는 건 자격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베트남 출장 예정 일정 취소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전날 베트남 출장에서 돌아온 김 지사는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좀 미안하다"면서 "어찌 됐든 전혀 본의가 아닌데도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오니까 미안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우 전 비대위원장은 "구조적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게 정책 담당자들 임무"라며 "나 때문, 전 정권 때문. 지금 뭣 때문이란 걸 진단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대책을 세워야 될 것 아닌가"라며 거듭 비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 지사에 대해 '본의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아니, 이런 본의를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채권시장이 전체가 다 연결돼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이게 강원도 내의 문제라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많은 언론에서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데 저는 부총리께서 좀 얘기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지난달 28일에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그 이후로 시장에서 경색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인지했는지와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해 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윤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참석했었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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