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경의 압박 수사와 관련해 정부를 향해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개선, 한반도 평화 정착,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에 좀 더 노력해주시길 당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신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정치 탄압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한 것으로,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신상에 얽힌 문제에 대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지난 8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한 데 이어 전날 경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따른 입장인 셈이다.
이 발언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흡한 국정 운영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경제는 예측가능성이 중요한 요소고, 안정성이 국가 발전을 이끄는 토대인데, 정책 불안정성에 인사 불안정성까지 더해져 경제 문제에 심대한 위해를 끼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핵 위기가 악화되고 있다.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담대한 해법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을 표하는 바"라면서 "북한 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상호 간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형태의 추가적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동시에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 관련 수사와 관련해 정부와 검경을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상에 이런 생억지가 없다"며 "여야를 떠나 앞으로 어떤 지자체장이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기업 후원을 유치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기업이 월드컵 때 호의로 국가대표를 후원했더니 대한축구협회장을 뇌물죄 혐의로 기소한 셈"이라고 비유하며, "정치 검찰이 기획하고 경찰이 움직인 정권 하명 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미 1년 전에 무혐의, 불송치 결론 난 사건이었는데 윤석열 정권은 있는 죄도 없는 죄가 되고 없는 죄도 있는 죄가 되는 그런 정권인 것 같다"며 "무리한 정치 탄압 수사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당 내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전날 경찰의 송치 결정에 대해 "(성남FC를) 미르재단과 비교하는데 성남FC는 성남시 산하 공공기관이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다.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은 민간재단법인"이라면서 "공공성과 민간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산으로부터 받은 돈은) 후원금이나 지원금이 아니고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갖는 광고홍보 수단을 통한 정당한 홍보 비용을 성남FC가 받은 것이라 그만큼 수익 나는 것은 국민 세금이 절감되는 것"이라면서 "이를 미르재단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송치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라고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은 당 대표 후보 시절이던 지난 7월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찾는 건 관례이긴 하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봉하마을을 다녀가는 데에는 정치적 의미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아울러 이날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대통령실 논란과 관련한 국정조사 추진, 국정감사 대응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한병도 단장을 주축으로 이탄희, 천준호, 최기상, 위성곤, 고민정, 김영배, 김병주, 김의겸, 장철민 의원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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