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윤핵관'의 진단은…'이준석·여론조사기관 성향 때문'?

이철규 "대선 중에도 이후에도 당이 협조적이지 않아…혼연일체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복귀 후에도 지지율 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 의원으로부터 위기의 원인이 이준석 대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당내 혼란 △전 정부 적폐 수사의 부재 △외부 비판 세력 △여론조사 회사의 성향 등에서 찾은 것인데, 일종의 '남 탓' 논리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9일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원인을 어디에서 찾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당내 분란"이라며 "국민들이 볼 때 집권하니까 당내 분란만 일어나고 있으니까 이게 무슨 책임이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하겠느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총괄보좌역을 지냈고, 대선 기간에는 선대본부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이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서 정책에 대해서 협의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당이 대통령 선거 중에도 물론이고 이후에도 한 번도 정책 뒷받침을 하기 위해서 협조적인 경우가 없었다"고 이 대표를 겨냥핶다.

이 의원은 "바른 말을 하고 조언을 하는 것은 공개적으로 언론에 나와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것은 누구를 공격하고 또한 상대를 곤경·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며 "그게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대표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권한 없는 일개 당원이라면 SNS에 글을 올려도 되고 언론에 기고를 해도, 방송에 나가서 비난을 비판을 해도 괜찮지만, 당 대표는 모든 것이 그 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책임으로 귀결되는 것"이라며 "권한만 행사하는 게 아니라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면 이런 혼란도 아마 상당부분 해소됐을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내 분란' 외의 다른 원인으로는 "역대 모든 정권이 정부 출범 초기에 지난 정부에 대한 단죄를 하고 평가를 하면서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사법처리를 해왔는데, 지금 현재 안 하고 있는 건지 못하고 있는 건지 저로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1년 동안 언론과 제보자들에 의해 드러나 있는 많은 현상들이 있는데 제대로 (청산이) 지금 되지 않고 있으니까 여기에 대한 불만들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즉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사정 작업이 없는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또한 "정부에 어제 장관 한 분이 사퇴를 하셨다. 이런 것들이, 근본적으로 정책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지금 조금만 뭔가 일을 하려고 하면 내용 자체, 정책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효과가 있을지 가릴 것 없이 맹목적으로 비판·비난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느냐. 그런 것을이 함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어우러진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또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하는 설문을 봤다"며 "거기에 대해서 제가 그 분들이 하는 것을 전부 다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분들의 면면을 보면 어떤 성향을 가진 분들인지 전부 다 알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부의 추동력을 약화시키고 힘을 빼서 정부가 올바로 국민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환경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인식은 지난 4일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YTN 방송에 나와 "일부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하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지 않나", "지난 정부에서 법과 원칙, 상식이 무너진 부분을 바로세우다 보면 개혁 대상자가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의 저항도 있는 것"이라고 답한 것과 유사하다.

한편 여권 내 비주류에 속하는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징계 건을 사실상 강행해서 밀어붙인 게 윤핵관이라는 건 다 알려진 사실 아니냐"며 "이 대표의 공백이 생긴 자리에 윤핵관이 대신 들어와서 당 리더십을 가졌지만 당이 더 엉망이 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김 전 실장은 "그러니까 윤핵관의 정치적 판단, 정치적 실력, 정치적 내공을 생각해 보면 당을 이끌고 갈 능력이 없는 게 저는 확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에 당내 분란을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비대위가 등장하는 이상, 윤핵관도 이준석 대표 못지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같이 2선으로 후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보다도 사실은 이름이 나오지 않는, 공식 직책을 갖고 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윤핵관'이 더 문제"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