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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집앞까지 찾아간 이재명 강성지지층…폭력 행위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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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지현 집앞까지 찾아간 이재명 강성지지층…폭력 행위 도 넘었다

우상호 "너무한다"…朴 "기어이 이런 일, 참담하다"

전당대회 출마가 무산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일부 당원들의 공격·비난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민주당 당원으로 알려진 유튜버 A씨는 비난 목적으로 박 전 위원장의 집 앞을 찾아가 이를 영상으로 생중계했다. 중계는 1시간가량 이어졌고, 그 동안 박 전 위원장의 집은 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A씨는 이재명 의원을 응원하러 충남 예산 워크숍 현장에 방문하는 등 이 의원 강성 지지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에 '폭력적 행위', '사생활 침해' 라는 비난 여론이 일자, A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성 비위 문제와 관련하여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큰 소리를 내겠다고 주장해왔던 분인데, (박 전 위원장과 어린아이가 과자를 물고 있는) 영상으로 인해 국민적 관심과 이목, 궁금증이 집중된 상황에서 박 전 위원장의 입장을 듣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이 입에 과자를 물고 한 아이와 놀아주는 영상과 사진을 일부 강성 당원들이 '아동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며 인터넷상에 공유하는 일도 있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온라인판에 이들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앞서 비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최강욱 의원의 이른바 '짤짤이' 사건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다. 때문에 최 의원과 그가 속한 강성파 의원 모임 '처럼회', 그리고 이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해온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들이 아이와 노는 장면을 '아동 성추행'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 징계를 주도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재명 의원 팬카페에서 이른바 '개딸'을 자칭하는 강성 지지자들은 "박지현도 당해봐야 최강욱 의원 상황을 이해하고 아차 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공유하기도 했다. 

과거 고(故) 박원순 시장 성폭력 사건 당시 진혜원 검사가 일으킨 2차 가해 논란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자, A씨가 '박 전 위원장 입장을 듣고 싶었다'는 글을 사과문이라고 SNS에 올린 것이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행위가 이어지자, 당 대표 직무대행인 우상호 비상대위원장이 나서 "정말 너무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우 위원장은 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조금 불편해도 당 비대위원장까지 하시는 분을 그렇게 몰아가면 되겠느냐"면서 "당 내에서 이렇게 예민하게 상대방에 싸움을 걸고 그걸 비화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을 중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은 소중한 인재"라며 "최근에 당 일각에서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흐름이 생긴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 전 위원장을 당내 계파싸움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한 이는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 등이다.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일부 당원들의 위협 행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신상 털기 문제가 있었고, 유튜버의 과도한 행태에 대한 논의를 오늘 비공개 회의에서 진행했다"면서 "당 차원에서 관련한 진상조사와 적절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이 사안을 윤리감찰단에 회부하려 한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우리 당은 특정인에 대해 폭력과 혐오, 공격에 있어 원칙적인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사이버 공격이나 범죄, 특정인에 대한 신상 털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겠다"고 했다.

당사자인 박 전 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참담하다. 기어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먼저 '집 앞 시위' 사태에 대해 "제가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위해 마스크를 벗기까지 수천 번 고뇌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면서 "디지털 시대에 누군가의 집 주소를 터는 일이 이렇게 쉽다는 것을 디지털 성범죄를 파헤치면서 수백 번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n번방 성착취'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는 신변 위협의 문제로 인해 익명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2일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던 날에도, 한 유튜버가 차량으로 저의 뒤를 쫓으며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며 "그날 저는 곧장 귀가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야 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유튜브 스트리밍 방송을 한 남성은 자신이 민주당 동작갑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면서 "이 남성 유튜버는 '우리 최강욱 의원님께서 딸딸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짤짤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성희롱으로 누명을 씌워 6개월 조치를 했다. 영유아 성추행범 박지현씨'라고 말하며, 저와 아기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영상에 띄우고 제가 영유아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영상에 대해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 기저귀도 갈아주고 밥도 먹여주며 사랑으로 돌본 아기가 있다"며 "언론에 공개된 사진은 매주 주일마다 보던 아기와 놀면서 과자로 장난치는 장면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한 인터넷 언론이 그 영상의 일부만 캡처해 제가 아동 성추행을 했다는 악의적 허위 기사를 유포했고, 이것을 본 이 의원의 지지자들은 '재명이네마을'을 비롯한 여기저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기사를 올려놓고 저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면서 "아이에게도, 아이 부모님께도, 그리고 저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범죄 행위"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사이버 공격, 이것은 정치도 아니고 지지도 아니"라면서 "젊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명백한 테러행위다. 디지털 범죄는 결국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언어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저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 중 한 명이다. 이런 공격은 저에게도 엄청난 고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이버 성폭력, 허위사실 유포, 모욕 범죄는 무조건 법적 조치 하겠다. 선처는 없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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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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