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이 일부 발표됐다. 비대위원장으로는 4선 중진의 우상호 의원이 사실상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으로 이른바 '86그룹' 대표주자 중 하나다.
민주당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비대위원 구성안에 의견을 모았다고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이 브리핑했다. 신 대변인은 의총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의견을 교환한 결과 "당내 인사, 현역의원이 좋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이 추천된 데에 대해 신 대변인은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많은 고민, 논의가 있었다"면서 "중진급 중량감"과 함께 "앞서 국회의원 선거도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쇄신 논쟁 과정에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등이 '86 퇴진론'까지 제기한 가운데 86의 맏형이자 대표주자인 우 의원이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은 당 안팎의 논란이 예상된다.
신 대변인은 의총 논의 과정에 대해 "중진 의원들이 추천했고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우 의원이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만큼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 의원은 대선 이후 책임을 지고 곧바로 사퇴했다"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우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위기다.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의원들 요청을 무겁게 수락했다"며 "민주당의 색깔을 놓치지 않으면서 선거 패인을 잘 분석해 거듭나는 모습을 만드는 데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 의원은"선거 패배로 힘들어하는 당을 수습하는 일이 첫 번째 과제일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잘 준비해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비대위원장으로 추천된 데 대해 "당내 갈등 요소를 조정하고 해결할 적임자라 (나를) 선택했다고 본다"며 "지금 나오는 몇 가지 다양한 견해, 갈등 요소를 빨리 수습해 당이 한 목소리로 다음으로 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초선의 이용우 의원(경기 고양병), 재선의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 3선의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병)을 비롯해 원외 인사로는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신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여성·청년 몫 각 1명을 추가 선임할 예정이라며 "추후 비대위원 내에서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신 대변인은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힘든 시기에 어떻게 당을 수습하고 재건해 나갈지 매주 의원총회를 통해 계속 소통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비대위원 추천 명단을 확정해 이번 주 내에 당무위원회·중앙위원위를 거쳐 비대위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친명 vs 반명' 내분 일삼던 이재명계·친문, 일단 갈등 봉합?
우상호 비대위원장 인선은 현재 민주당 내의 '친명(親이재명) vs. 반명' 대립 구도에서 양측이 타협한 결과로 보인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페이스북에 "우상호 비대위가 출범했다. 앞으로 지난 5년을 차분하게 평가해 공은 이어받고 과는 혁신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며 "사람이 아닌 가치와 노선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뜨겁게 단결하자"는 글을 남겼다.
이재명 의원에 대해 날을 세워온 친문(親문재인) 그룹도 일단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친문계 핵심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의총 직전 쓴 SNS 글에서 "혁신형 비대위는 반성과 평가를 정확하고 냉정하게 할 수 있는 지도부여야" 한다면서 "훌륭한 비대위원장 후보들"로 "우상호·이상민·이광재" 등을 꼽기도 했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선거 패배 책임론 등이 제기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구체적인 인물에 대한 비판이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그간 친문계에서 주장해온 전당대회 연기 주장이나, 친명계에서 주장했던 전당대회에서의 권리당원 투표 비중 확대 등에 대해서는 이날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서는 "비대위에서 고민해 달라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고 헀고, 전당대회 연기론과 관련해서는 "오늘 전당대회 시기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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