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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검수완박' 법안 공포…"입법 과정에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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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검수완박' 법안 공포…"입법 과정에 아쉬움"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국민의힘 "꼼수 본회의, 꼼수 국무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재임 중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법안이 공포됨으로써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강하게 추진해 온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한 셈이 됐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드러낸 절차적 문제를 묵인‧승인했다는 점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날 검수완박 법안 공포를 위해 이례적으로 각의 시간을 조정했다. 국무회의는 통상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개최된다. 청와대는 전날까지만 해도 국무회의 시간을 오전 10시로 공지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돌연 국무회의 시간을 오후 2시로 재공지했다. 10시부터 시작된 국회 본회의 이후로 국무회의 개최 시점을 늦춘 것이다.

이날 본회의 개최 시간도 국회법에 규정된 시간과는 달랐다. 국회법상 본회의는 평일 오후 2시에 열도록 규정돼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오전 10시로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 시 회의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활용한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청와대 측에 국무회의를 오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열린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찰 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책임 있게 심의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무회의 시간을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촛불정부라는 시대적 소명에 따라 권력기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했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시행과 국가수사본부 설치, 국정원 개혁 등 권력기관의 제도개혁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와 같은 노력과 성과에도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국회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공포 여부를 심의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한정하는 등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축소하고, 검찰 내에서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나가는 한편, 부당한 별건 수사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입법 절차에 있어서는 국회의장 중재에 의해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다가 합의가 파기되면서 입법 과정에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검수완박' 입법에 절차적 정당성이 미흡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국회의장 중재안 수용 약속을 파기한 국민의힘을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은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면서 "관련 부처는 앞으로 하위 법령 등 제도적 근거 마련과 여야 간 사법개혁특위를 통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입법 심의 과정에서 개혁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검찰상을 확립하고,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진전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어 "제도가 어떻게 달라지든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고 검경이 수사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국가 수사의 질을 높이고 국민을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 달라"고도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 배분은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일각에서의 주장과 달리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 아니며, 헌법재판소 판시에 비추어 심의의결권의 침해도 아니"라고 발언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사 지연과 수사력 약화, 사회적 약자의 보호 문제,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여당의 압도적 의석 수에 밀려 검수완박 저지에 실패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위장 꼼수 사보임에서 시작해 꼼수 탈당, 그리고 꼼수 안건조정위원회, 또 꼼수 본회의, 꼼수 국무회의까지 모든 게 꼼수로 점철된 처리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박수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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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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