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이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퉁령과 '우주의 날'을 맞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해 전쟁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푸틴은 "우리는 다시 막다른 골목으로 되돌아갔다"며 "필수적인 문제에 대한 불일치로 인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의 최종 합의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군사작전은 결론이 날 때까지, 이 작전이 시작될 때 설정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번 공세의 목표에 대해 "돈바스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러시아의 공격이 우크라이나 동부인 돈바스 지역에 집중될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된다. 전날 푸틴과 회담을 가진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도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대규모 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마리우폴 지역,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 돈바스 지역 등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점령해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는 것이 이번 전쟁의 목표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마리우폴 지역에서는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포위된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을 무력화하기 위해 화학 작용제를 섞은 최루가스를 포함해 다양한 폭동진압 작용제를 사용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주요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인 부차에서 "가짜"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달 초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한 뒤 최소 민간인 300명 이상이 러시아군에 의해 학살됐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면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보여주는 피해 사진들을 담은 동영상을 틀면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호소하고 있다. 부차 학살을 계기로 러시아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서 퇴출당했다. 러시아 정부는 부차 학살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줄곧 "가짜 뉴스"라며 우크라이나가 이를 조작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