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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참사 일으킨 '현산' 경영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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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참사 일으킨 '현산' 경영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 안건 분석 기자회견

시민사회단체들이 광주 학동·화정동에서 연이은 붕괴 참사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현산) 경영진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주노총 등 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3월 29일 예정된 현산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단체들은 "두 번의 대형 건설 사고를 낸 이후의 정기주총인 만큼 이번 총회에서의 안건은 회사가 건설 안전·품질관리에 대한 회사의 쇄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라며 "그러나 이번에 현산이 내놓은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은 향후 또 다른 부실공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에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임원 선임과 관련한 현산의 태도에 대해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인명피해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및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심각한 부실공사가 그 원인이다. 화정 사고의 경우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무단구조변경, 물탄 콘크리트, 감리 소홀 등 총체적 (관리) 부실로 발생한 인재로 판명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실공사에 책임이 있는 기존의 (현산) 이사들이 물러나거나 책임을 지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오는 3월 24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권순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사장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 김대철 부회장, 정경구 전무, 하원기 상무 등 기존 경영진의 경우 여전히 그 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정몽규 전 현산 회장이 광주 화정 참사 이후 사고의 책임을 진다며 회장직을 사퇴했으나, 여전히 지주회사인 HDC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안전·품질관리에 대한 책임이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에게 맡겨진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김 위원장은 "정익희 부사장 겸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선출하는 안건이 상정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사내이사로 기업의 내부자인 정 부사장이 얼마나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회사의 안전 및 품질 관리에 대해 의견을 내고 전권을 행사할지 확인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전관리위원이 단기 영업이익을 추구하는 사측의 입장에서 자유롭기 위해선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해당 이사를 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2월 초 현산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 받아 현산의 정관 변경에 관한 주주제안을 시행한 경제개혁연대는 "당초 이사회 내 위원회에 안전보건 전문 사외이사를 포함시키고자 했으나, 안전보건 담당의 특성, 선임의 현실적 어려움, 향후 ESG 담당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안전보건 담당이사를 선임하되 사외이사로 한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현산이 일부 주주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회사가 형식적으로만 정관을 변경할 뿐, 전문의 선언적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안전보건위원회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지 않거나 지속가능경영 공시를 내실 있게 하지 않는다면, 이번 주주제안이나 정관 변경 시도가 갖는 의의는 매우 퇴색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단체들은 오는 29일 현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광주 붕괴 사고에 대해 책임이 있는 임원과 이사에 대한 해임 등을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주주들이 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고 의결권 행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많은 현산 주주 분들이 (총회에 참석해) 건설 안전·품질관리 향상을 위한 질의와 의결권을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 안건 분석' 기자회견 ⓒ참여연대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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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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