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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향한 구애 혹은 압박…이재명·윤석열, 단일화 묘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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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 향한 구애 혹은 압박…이재명·윤석열, 단일화 묘수풀이

이재명 "정책연합 할 수도", 윤석열 "한다면 전격적으로"

3.9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주자들 간의 합종연횡, 이른바 후보 단일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정권교체를 매개로 한 야권 단일화와 함께, 지난달께부터 회자되던 '이재명-안철수 단일화'도 여권에서 떠올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직접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안 단일화'는 단순한 풍문이나 '설(說)' 차원을 넘어섰다.

이재명 "안철수와 단일화하는 방안도 있을 텐데…"

이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소상공인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로부터 '안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주로 야권 내에서 단일화 논의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을 언급하기는 매우 섣부르고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정책 연합을 할 수도 있고, 후보를 끝까지 가면서도 서로 협력하는 방안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단일화하는 방안도 있을 터"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측근들도 9일 방송 인터뷰에 나와 안 후보 측에 대한 구애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안 후보가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과 가치 또는 공약들, 또는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 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상황들을 본다고 하면 오히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더 가깝지 않나"라고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

정 의원은 "안 후보의 과학기술 교육 비전·정책은 우리 후보도 굉장히 좋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또 정치개혁에 관련해서는 (이) 후보도 최근에 여러 차례 말씀했고, 안 후보도 거기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안 후보가 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대표였을 때 제가 원내수석부대표였기 때문에 가깝게 지냈고, 여러 가지 정책적 역량이 뛰어난 분"이라고 과거 인연도 언급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정치를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이 후보도 어떻게 보면 민주당 내에서 비주류로 성장한 정치인이고, 안 후보도 그 (새정치연합 대표) 당시에 주류 세력과의 갈등이 있지 않았느냐? 그런데 당시 안 후보와 같이 했던 분들이 민주당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 세력의 구성에 있어서도 안 후보가 민주당과 같이하는 게 다음을 도모할 수도 있고 본인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설득을 시도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기독교방송(CBS) 인터뷰에서 "제가 이 후보와 15년 동안을 친구로 지내온 사람인데, 제가 보는 이재명은 진보도 보수도 초월한 실용"이라며 "지금 만나고 있는 김종인, 이상돈,윤여준, 이런 분들은 합리적 보수이고 합리적 보수가 지향하는 바는 실용이다. 그래서 이 네 분이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여기에 더해 저는 안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안 후보가 보수이겠느냐, 진보이겠느냐? 그런 거 별 관심이 없는 분"이라며 "그래서 이 다섯 분이 모여서 앞으로 남은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국가를 위한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단일화 관련돼서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지난 한 달 동안 일들이 진행돼 왔다"면서 "러프하게 말씀드리면 '이번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단일화를 안철수와 이재명이 해야 된다'는 주장과, '단일화 없이도 안철수가 완주만 하면 3자 구도에서 이길 수 있다'는 두 가지 주장 사이에 지금 당내에서도 캠프 내에서도 토론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순께 이른바 '김건희 녹취록' 사태 이후에도 대선후보 지지율에 극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자, 민주당에 조언을 해온 여론조사 및 선거전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고 이중 일부는 이 후보에게 직접 보고서로 올라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때까지는 가설 단계였을 뿐 민주당 내에서 진지하게 검토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나, 이 후보가 전날 직접 "(안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하면서 달라진 분위기가 드러났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안철수·김동연과의 공동정부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세부적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서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윤석열 "미주알고주알 협상은 할 생각 없다"…압박·구애 양면전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도 단일화에 대해 조금씩 적극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날마다 한 발짝씩 달라진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살라미 전술'을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7일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한 데 이어, 9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한다면 전격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다만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 내 체질에도 안 맞는다"고 했다. 실무협상팀을 가동하는 등의 접근법이 아니라, 후보 본인들 간의 '통 큰 담판'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윤 후보는 실제로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고 못박았다.

윤 후보는 "(단일화는) 느닷없이 하는 거다. 이걸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라며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 아니냐.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서로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안 후보가 놓인 처지를 봤을 때 가당치 않다", "주말 이전에 안 후보가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양보를 종용한 데 이어 이날도 "지난 대선 때도 지지율 치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서 결국 3등하지 않으셨나"라고 공세를 폈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협상에 의한 경쟁 방식을 의미하는 용어이고, 한 쪽이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는 철수라고 한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방식은 깔끔하게 사퇴하고 지지선언하기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대선 비용이 많게는 500억 정도 되고, 아무리 최소화 하더라도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100억에서 200억 정도 써야 하는데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어차피 사퇴할 후보'라는 프레임 공세로 풀이됐다. 이 대표는 "완주를,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상당한 투자 및 비용을 써야 하는데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안 후보 쪽의)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저희 정보로 판단해서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까지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교통방송(TBS)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께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나가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했는데, 지금 유력 대선주자들 지지율은 이미 거의 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느냐. 그래서 단일화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본다"며 "그 과정을 어떻게 부작용 없이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이지, 단일화 자체를 과거처럼 대표단을 만들어서 왁자지껄하고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가세했다.

김 최고위원은 "소문에는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 쪽에 '대통령 빼고는 다 가져가라'고 제안을 했다는 소문도 있고 민주당 쪽에서는 그런(단일화) 생각을 좀 강하게 갖고는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안 후보는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이 후보와 단일화해서 정권교체 주역이 되는 유일한 길은 '안철수 대통령, 이재명 장관·총리'이지 않느냐. 그게 되겠느냐"라고 상대 진영을 향해 견제구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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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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