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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정영학에 "곽병채가 '아버지 돈 달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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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정영학에 "곽병채가 '아버지 돈 달라'고 해"

곽상도 로비 정황 공개…"420억으로 '그 사람들' 충당해야 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아파트 분양 수익을 정관계 인사에게 50억씩 나눠주려 했다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른바 '50억 클럽'의 실체가 사건 핵심 관계자들의 육성을 통해 증언된 셈이다.

특히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김 씨에게 '아버지한테 주기로 한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은 곽 씨의 퇴직금이 곽 전 의원에게 준 뇌물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정황이다.

19일 <한국일보>는 김 씨와 정 회계사 간의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신문은 자신들이 입수한 것이 "정 회계사가 2019년 12월부터 8개월간 김 씨와 직접 만나 녹음한 대화 녹취록 10회분"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20년 3월 24일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대장동 A12블록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약 420억 원이 남는다'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말을 정 회계사에게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걸로 그 사람들을 충당해야 돼. 모자라는 금액이…. 자 '50개'가 몇 개냐. 쳐 볼게.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 그러면 얼마지?"

정 회계사는 "5억씩입니까, 50억씩입니까?"라고 한 차례 되묻고는 "50, 50, 50, 50, 50, 50이면 300"이라고 답했다. 김 씨는 그러자 "100억이 남네"라며 "이○○ 것까지는 되겠네"라고 박영수 전 특검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이모 씨의 이름을 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이들의 실명은 지난해 10월 6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당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이미 공개했고, 이후 검찰 수사와 소환 과정 등을 통해 이들의 면면이 확인됐다. 다만 김 씨가 이들에 대한 '분배 계획'을 직접 말하는 장면이 알려진 것은 이날 처음이다.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박 의원의 최초 실명 공개 당시부터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아버지에게 주기로 한 돈'을 언급했다는 김 씨의 말도 눈길을 끌었다. 김 씨는 2020년 4월 4일 정 회계사와 한 대화에서 "병채 아버지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자신과 곽병채 씨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김 씨에 따르면, 그와 곽 씨의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김만배 :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

곽병채 :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김만배 : 야, 한꺼번에 주면 어떡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

이에 정 회계사가 "형님도 골치 아프시겠다"고 위로를 건네자 김 씨는 "응, 골치 아파"라고 답했다.

실제로 곽 씨 또는 곽 전 의원이 김 씨에게 50억 이상의 돈을 요구했는지는 녹취록상 김 씨의 발언 내용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김 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언론에 '정 회계사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허위사실을 포함했다'고 주장한 바 있고, 또다른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 등도 김 씨가 돈 문제와 관련해 동업자들에게 비용을 과다하게 부풀려 청구하며 자기 몫을 챙겼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곽 씨는 실제로 화천대유에서 성과급과 퇴직금을 합쳐 50억 원을 받았다.

곽 씨가 화천대유에서 수행한 업무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그간 곽 씨는 입장문 등을 통해 자신이 화천대유에서 자금관리, 토지보상 업무, 문화재 발견으로 인한 공사 지연 상황 해결, 사무실 운영 보조 등의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씨는 2020년 7월 6일 정 회계사에게 "돈 좀 더 주면 어때. 마지막에 공무원들이 지네들 밀착된 업체들 뒤로 받아가고 하는데, 위에서 물을 많이 부어야 밑으로 내려간다"라며 "병채가 이 물을 갖고 물을 내려주고 있나 보고 있다", "병채한테 맨날 보고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 해서 농사가 잘 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저쪽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뭔가 모르는 애들이다'(라고 곽 씨가 보고한다)"고 말했다.

김 씨 등이 협력업체 등에게 건넨 자금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로비를 받은 공무원들이 사업에 협조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김 씨에게 보고하는 것이 곽 씨가 맡은 일이었다는 의심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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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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