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한 인터넷 매체 직원과 통화한 내용이 문화방송(MBC)과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이후, 국민의힘 측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욕설 파일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1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는 장영하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 내용은 이 후보가 그의 친형과 형수에게 퍼부은 욕설과 폭언의 육성 녹음 재폭로였다. 장 변호사는 <굿바이 이재명> 등 이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쓰고, 앞서서는 '조폭 연루설' 등을 주장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황규환 대변인이 장 변호사를 소개했다.
장 변호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형인 고(故) 이재선 씨와 형수 박모 씨에게 약 30여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와 음성 메시지 등을 통해 강도 높은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이 씨에게는 "형님은 인간이 아니야", "×끼", "×신", "×할놈", "개××도 아니고 짖기만 해? 물어 직접", "야 재선아. 이렇게 말하면 싫지" 등의 말을 했고, 형수 박 씨에게도 "나쁜 ×", "×신 같은 ×" 등의 말을 했다.
이 후보는 이 씨가 김혜경 씨를 거론하며 "그래서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고 하자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가족 간 불화로 인한 다툼 과정을 담은 욕설 음성파일은 2014년 성남시장 선거, 2017년 대선과 올해 대선 경선 과정 등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해묵은 논란거리를 사실상 국민의힘이 다시 들춰낸 것은 김건희 씨 관련 보도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형·형수와의 패륜이 드러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되겠느냐"며 "이 후보 본인이 했던 육성도 (방송에서) 틀어야 형평성에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 욕설 논란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됐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오자 "알지 못하는 국민이 많이 있고, 더구나 새로 나온 사실이 아니면 검증을 안 하느냐"며 "대통령 후보로는 처음 나오셨잖느냐. 예전에 대통령 후보로 나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여성위 결의대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욕설 파일' 관련 사과를 또 한 차례 되풀이했다. 그는 "가족의 내밀한 문제이긴 하지만, 또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하지만 공인으로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것도 저의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문제의 발단이 됐던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고,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문제를 만들던 그 형님도 이젠 세상에 안 계신다. 다시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들께서 용서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과거 여러 차례 "갈등의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며 "7남매에게 인생을 바친 어머니에게 (형 부부가)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고 여성으로 견디기 어려운 폭언을 들었다.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 제가 참기가 어려워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이 후보는 김건희 씨 통화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존재이고, 대통령이 될 사람이나 대통령 권한 행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해 무한 검증을 하는게 타당하다"며 보도가 정당했다는 뜻을 시사했다. 단 그는 "김건희 씨 녹취 파일 문제는 제가 언급하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국민들과 언론의 판단과 논의에 맡기겠다"고 직접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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